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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구로카와 료칸> 노시유의 가이세키 요리

by *Blue Note*

 

<일본 규슈 여행> 노시유 료칸 : 가이세키 요리

노시유 료칸에서의 저녁식사 역시 특유의 가이카세 요리였다. 다만 메뉴에 대한 설명서가 친절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플레이팅이나 일부 요리에서의 기법은 양식에서 차용한 것들도 있어서 전통 일본식 가이카세라기 보다는 퓨전 스타일의 느낌을 받았다.  

메뉴 소개를 보니 Sekizuke라고 되어있다.

뭔 뜻인지는 모르겠고

연어, 무화과, 감등이 들어있다고 씌여있다.

 

전채

맛은 평범하지만 보기는 참 좋다.

 

스프

두부처럼 보이는 것은 게살이다.

고명처럼 올려져 있는 시금치와 유자의 색깔이 예쁘다.

 

사시미

깊은 그릇이 맘에 들었다.

 

Nimonogawari (니모노가와리)

소연골과 버섯이 내용물이라는데...

일본 이름이 있긴 하지만,

문외한인 내가 봐도 이건 서양식인데...

잘 모르겠다, ㅋㅋ

 

예쁜 청화백자다.

시문된 것은 국화로 추정된다.

하지만 자꾸 보고있으면 질린다.

아무래도 여백없이 시문한 빼곡한 문양때문인듯...

 

도자기 안에 들어있는 것은

녹말 소스에 버무려진 굴, 버섯, 은행, 마등이다.

이 요리의 이름은 mushmono

이름에서 벌써 퓨전 냄새가 난다.

 

소고기, 버섯, 호박이 들어간

Yakimono

 

밥, 미소된장국, 오메보시등의 절임류 반찬

보기와 달리 맛은 별로다, ㅋㅋ

 

하루 전에 묵었던 오갸쿠야 료칸의 가이세키 보다는 확실히 한단계 높은 수준이라는 것은 알겠다. 재료, 조리 솜씨, 우아한 식기, 플레이팅, 세심한 배려, 그리고 정식 코스요리처럼 메뉴들이 한가지씩 차례로 나온다는 점도 노시유 료칸의 수준을 입증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전날 맛본 말고기 사시미는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는데, 그런 감동은 노시유에서는 없었다.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내가 가이세키 요리에서 그닥 큰 감흥을 못 느낀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말고기 사시미를 빼놓고는 일본에서의 식사는 거의 대부분 그저 그랬다. 화려하고 아기자기한데, 막상 손이 가는 음식은 별로 없고, 이것저것 먹어서 배는 부른데,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났을 때의 만족감은 없었다. 뭔가 빠진 느낌이어서 식사후에 부른 배와는 별개로 마음이 허전하다. 일본도 지방마다 음식의 특징이 다 다르다고 들었다. 그러니 한 지방의 극히 제한된 음식만으로 전체를 평할 수는 분명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규슈는 일본에서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곳이라 알게 모르게 서로의 음식문화가 교류가 된 곳이다. 가령 규슈의 대표음식이 되어버린 명란젓은 십구세기에 한반도에서 건너간 것. 그러니 규슈에서의 음식이 나한테 안맞는다면 다른 지방은 더 안맞을 가능성이 높지 않나 생각해본다. 하지만 뭐 일본음식이 내 입에 안맞아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아주 많고, 내가 아직 모르는 우리 나라의 음식들도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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