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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기도

<경기도 가볼만한 곳> 전곡리 선사유적지와 전곡 선사박물관

by *Blue Note*

<경기도 연천군> 전곡 선사박물관 / 전곡리 선사유적지

연천군에 있는 선사박물관은 예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고고학계에서도 그 입지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이 곳 전곡리 임진강변에서 발견된 주먹도끼는 기존의 학설 (동양에서는 주먹도끼로 대표되는 발전된 형태의 애슐리언 돌도끼 문화가 없고 단지 찍개문화만 있을 뿐이라는 모비우스 박사의 이론)을 단번에 뒤집어 버린 일대 사건이었다. 유적지와 함께 선사박물관이 있기에 고고학이나 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반드시 가봐야할 곳이었다. 다만 서울서 가기에는 다소 먼거리라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밀린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이곳을 다녀왔다. 막상 가보니 두시간도 안되는 거리였다.  

전곡 선사박물관

구석기 시대를 조망하는 박물관치고는

너무나 현대적이다.

그래서 매우 신선한 충격을 준다.

 

우선 거대한 맘모스가 눈길을 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사피앤스로

지난한 세월에 걸쳐 진화해온 인류의 여정을

모형으로 설명해준다.

 

네안데르탈인의 매장

현재는 이들의 유전자 일부가 호모 사피엔스에서도

발견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네안데르탈인들은 무덤에 꽃을 뿌린 고고적학 증거들이 있다.

그 얘기는 이들이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있었다는 것...

6만년전의 일이다.

 

외찌 미라 (아이스맨)

물론 복제된 것이다.

여러가지 가설이 있엇지만

아이스맨의 사인은

어깨에서 발견된 화살촉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다.

5천년전 사람인 아이스맨은

신석기인이었던 셈이다.

 

매머드 뼈로 만든 막집

설명을 옮겨보면,

우크라이나의 유적에서 발견된 집터를 근거로 

이 막집을 복원하였다고 한다.

집 울타리는 매머드의 아래턱뼈로

입구는 어금니로 아치를 만들어 장식했다고 한다.

1만 5천년 전 

 

전곡리 주먹도끼

정확한 표현은 아슐리안 주먹도끼

이 박물관의 대표 선수다.

전곡리에서 주먹도끼가 발견됨으로써

그동안 주먹도끼는 아프리카나 서양에서만 만들어졌다는

모비우스의 학설이 무너졋다.

기념비적인 발견인 것이다.

주먹도끼의 주인은 호모 에렉투스다.

주먹도끼는 호모 에렉투스가

입체적인 사고를 했음을 알려준다.

 

구석기 시대의 매장

squirrel boy

다람쥐 꼬리 모피를 입은 아이와 리소폰

이태리, 16,610년전

 

여인 (26세)과 아이 (6세)

woman and child

이스라엘, 중기구석기(10만년전)

 

선사 박물관을 나와 안내판을 따라 걸으면

전곡리 선사 유적지에 도달한다.

그런데 문제는 구석기인들의 모형만

덩그렇게 있을뿐

유적지에 대한 설명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황당하고 당혹스러웠다.

자랑스런 문화전곡리 선사박물관의 외관은 아름답다. 거대한 금속 뱀이 빛나는 태양아래 유유히 움직이는 듯한 모양새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건축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아름답다고 느꼈고 감동을 받았다. 알고보니 한국 건축가 협회에서 주관하는 상도 여러차례 받았다. 언덕위에 지어진 이런 멋진 건축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날 방문의 반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내부로 들어가서는 실망했다. 나로서는 이곳 박물관이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 고궁박물관같은 유물 중심의 박물관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하지만 사실 이곳은 일반적인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자연사 박물관에 훨씬 가까웠다. 복제된 매머드와 여러 유인원의 복제품들이 나쁘지는 않았으나 선사시대 유물을 직접 실견하기를 기대했던 내 바램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많이 아쉬웠던 것은 전곡리를 세계적인 전기 구석시시대의 유적지로 자리매김하게 한 결정적인 유물인 주먹도끼에 대한 설명이 너무나 부실했다는 것이다. 사실 좀 많이 화가 난다. 주먹도끼는 1977년 당시 미군 병사였던 그렉보웬이 애인과 함께 한탄강에 놀러갔다가 발견하게 된다. 그 당시의 이야기들이 상당히 재미있다. 보웬은 당시 여자친과와 결혼해서 미국에 살다가 2005년인가 다시 방한하여 이 곳 전곡리에서 자신이 발견했던 주먹도끼를 주제로 건립된 전곡 선사 박물관도 방문하게 된다. 그런데 한심하게도 이런 스토리 텔링이 박물관 어디에도 없다. 어떻게 보웬의 사진한장, 설명 하나 없단 말인가. 선사유적지도 마찬가지다. 유적지에는 원시인 인형들만 있고 어디가 발굴지인지 어떤 유물이 나왔는지, 발굴 당시의 상황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일언반구가 없다. 어처구니 없고 황당하고 수치스럽고 분노가 치민다. 유물이나 문화재, 역사에 진지하지 못하고 함부로 대하는 민족에게 미래가 있을 수 없다. 나같은 변뱡의 블로거가 떠들어봐야 무슨 반향이 있겠냐만은 이건 효과의 유무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나한테는 당위의 문제이기에 나로서도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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