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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양식

<서촌 맛집> 주반 : 개성강한 아시안 요리

by *Blue Note*

<서촌 맛있는 집> 주반 : 요리주점

 

이제는 들어보기 힘든 말, <경제 개발>이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던 1970년대 이후, 서울이 대책없이 팽창하고 강남이 서울에 편입되면서 그 많던 우리의 전통 가옥들도 거의 모조리 사려져 버렸다. 이제 기껏 남아 있는 것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소위 서촌, 북촌 마을 정도가 전부다. 건축한적인 측면에서의 우수성은 차치하고서라도, 그 미학적 감동,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것을 넘어 아예 그 일부가 되어버리는 건축 정신등을 생각하면 우리 한옥은 온 세계에 자랑할 만한 소중한 우리의 문화 자산이다. 그러하기에 이제 법률로 한옥을 보호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게다가 요즘 새로 짓는 한옥들의 생경함과 경박함은 차마 보기 부끄러울 지경이다. 그나마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근대의 한옥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어서 다행이긴 하다. 백년이 넘지 않는 비교적 짦은 역사를 가진 한옥중에 음식점으로 개조된 곳들이 요즘 간간이 눈에 띄는데, 오늘 소개하는 서촌에 있는 <주반>도 그 중 하나다. 젊은 세프가 운영하는 아시안 요리 전문점이다.

주반

평범하고 아담한 한옥을

식당으로 개조했다.

 

깔끔한 세팅

 

즈므 블랑

병모양과 디자인이 예쁘다.

밀맥주의 일종이다.

 

고수천국 불식지옥

완벽하게 구워진 닭구이를

풍미작렬 고수와 함께 먹는다.

이름도 재미있지만 맛도 아주 인상적이다.

 

꽃신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사우어 계열의 맥주 (위)

산뜻했지만 완성도는 좀 부족했다.

조커 골든 에일 (아래)은

쌉쌀한 풍미가 일품이다.

 

핫카우

구운 우삼겹과 버무린 각종 향신료를

양배추에 싸서 먹는다.

특히 잘게 부숴진 누룽지는 신의 한수...

아주 맛있다.

 

영광 니스

먼저 눈이 즐겁다

굴비향이 나는 무스다.

일종의 어뮤즈 부쉬로 이해했다.

그러니 제일 먼저 시켰어야 했는데...ㅋㅋ

 

맥파이에서 만든

사워에일의 일종인 고제맥주다

 

케이 프라운

칠리 새우인데 켈로그 프로스트를 토핑했다.

 

이미 예약이 다 차있어서 웨이팅을 걸어 두었다가 이런저런 곡절끝에 툇마루에 자리를 잡았다. 실내에 들어가지 못하고 좁은 툇마루에 앉아 밥을 먹는 행랑 아범의 처치라고 스스로 농담을 하기는 했으나, 나중엔 오히려 이 자리가 썩 마음에 들었다. 답답하지 않고 시원했으며, 마루에 걸터 앉기도 좋다. 제일 좋은 건 원할땐 언제든지 마루에 다리를 쭉 펼 수 있다는 것이다. 주문한 음식들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메뉴 이름도 재미있고 위트가 넘쳐서 혀뿐 아니라 뇌까지 즐거웠다. 새로운 맛을 창조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한편으로 과감한 시도를 계속하는 세프의 열정이 느껴졌다. 아시안 요리라고는 했지만,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새로운 요리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 집의 특징은 무엇보다 재료에 맞게 향신료를 아주 적극적으로 잘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풍미작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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