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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여주 맛집> 천서리 막국수촌 : 홍원막국수

by *Blue Note*

<여주 천서리 막국수> 홍원막국수  

 

국수 좋아하는 사람들 많은데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우동이나 잔치 국수도 마다하지 않지만, 그래도 굳이 선택하라면 냉면이나 막국수처럼 메밀면을 선호한다. 메밀로 만든 막국수를 지역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눈다고 하는데, 물론 나는 이런 다소 작위적인 분류법은 싫어하지만 편의상 이해를 돕기 위해 한번 소개해 보고자 한다 (무슨 3대 짬뽕, 무슨 무슨 맛집 5대 천황... 이런 식의 표현은 이제 식상할 때도 되었다). 가장 유명한 막국수는 역시 강원도, 그 중에서도 춘천 막국수가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다음으로 봉평 막국수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굳이 3대 막국수라는 타이틀을 만들고 싶을 때, 세 번째로 들어가는 막국수가 바로 오늘 소개하는 천서리 막국수 되겠다. 물론 이런 구분과 규정, 그리고 공인을 누가 무슨 기준으로, 어떤 권위를 가지고 했느냐는 사실 의미가 없다. 이런 식의 자리매김은 특별한 근거 없이 '그냥 그렇다'고 선언하는 방식을 늘 고수해 왔으니.. 뭐 그래도 세 번째로 천서리 막국수가 선정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인지도나 맛에서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사실 그렇게 말하면 옥천냉면으로 대표되는 경기도 양평 쪽의 막국수가 왜 여기서 빠졌냐고 항의할 사람들 많을 테고 그러면 또 갑론을박 끝이 없을 터...ㅋㅋ. 이쯤에서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가자). 어찌 되었든, 여주 천서리에는 막국수집들이 많이 모여있는 막국수촌이 형성되어 있다. 오늘 소개하는 곳은 <홍원 막국수>라는 곳인데 특히 비빔 막국수를 잘한다고 해서 찾아가 봤다. 

홍원 막국수

 

주전자에 담긴 육수

찐하고 후추맛도 강하고...

호불호가 있을 듯하다.

 

편육

잘 삶아낸 편육이다.

꼬들한 식감, 기분 좋은 기름기가 일품이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비빔 막국수

 

고명을 허물어뜨리고

면발을 휘저은 후...

아, 아주 맛있는 비빔국수다.

 

맛있게 양념까지 싹싹...

 

사실 천서리 막국수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확히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꽤 오래전에 이곳에서 한 끼를 해결한 적이 있다. 상호를 밝히는 것이 좀 그렇지만, 그 당시 방문했던 곳은 <강계 막국수>라는 막국수집이었다. 이 집의 막국수가 잊혀지지 않은 이유는, 유감스럽게도 좋은 인상 때문이 아니라 나에겐 너무나 매웠던 기억 때문이다. 원래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데 이 집의 막국수는 기분 좋게 슬슬 끌고 들어가는 그런 매운 맛이 아니라 그저 매운 맛에만 집중한 (적어도 나한텐 그렇게 느껴졌다) 그런 막국수였다. 한 젓가락 먹자마자 입에서 불이 났는데, 참고 몇번 더 먹었더니 매운 맛에 더해 쓴 맛이 났다. 당연히 반에반도 못 먹고 포기했고 그 이후로 천서리 막국수는 아예 고려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그럼에도 이번에 천서리에서 다시 막국수에 도전한 것은 '안 매운 집도 있다'는 정보의 힘이 컸다.홍원 막국수는 나도 먹을 수 있을 만큼 적당히 매운 맛에 깊은 감칠맛이 더해져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돼지 편육을 작은 조각으로 잘라 고명으로 넉넉히 얹은 것도 맛과 비주얼 모두에서 성공적이었다. 처음 국수 그릇을 받아 들었을 때 김가루가 과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의외로 면, 양념들과 조화가 좋았다. 오랜만에 꽤 맛있는 비빔 막국수를 맛보고, 천서리 막국수촌에 대한 생각도 바꾼 계기가 되었다. 아쉬운 점까지는 아니지만 육수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하는 것이 좋겠다. 주전자에 담겨 나오는 육수는 면을 삶은 면수가 아니라 잡뼈나 사골을 우려낸 것 같은데 진하고 짜고 후추 향이 아주 강하다.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선호하지 않는 맛이다. 하지만 그건 내 입맛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오히려 대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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