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동 맛집> 양푼이 동태탕

잘 끓여낸 동태탕은 언제 먹어도 좋지만, 요즘처럼 찬바람 불고 속이 허하게 느껴질 때 특히 생각나는 음식이다. 맛으로만 치자면 생물인 생태를 사용한 생태탕이 물론 최고지만, 구하기도 쉽지 않고, 가격도 착하지 않은 것이 사실... 만만한 것이 동태탕인 것이다. 하지만 이 동태탕을 제대로 맛있게 잘 끓이는 곳은 의외로 찾기 어렵다. 텁텁한 뒷맛 때문에 먹고 나서도 개운치 않았은 기억은 한두 번 경험했을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아주 맛있는 동태탕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하나 발견했다. 후암동에 있는 동태탕 전문점인 <양푼이 동태탕>은 싱싱한 생선살, 깔끔하고 명징한 국물맛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오래된 맛집으로 손색이 없다. 최근 짧은 기간에 두 번이나 방문했을 만큼 아주 훌륭하다.

양푼이 동태탕

용산 고등학교 앞에서 좌회전해서

야트막한 언덕길을 올라가다보면

오른쪽 길가에 있다.

반찬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단촐한 밑반찬이지만

내공이 팍팍 느껴지게 맛있다.

동태전

부들하게 입힌 계란옷에서

계란찜 맛이 난다.

양푼에 나온 동태탕

우선 보이는 것이

알, 이리, 그리고 새우...

접사해서 한 장 찍어주고...

10분 이상 끓여준다.

끓을수록 점점 맛있어진다.

골뱅이 무침

시고, 달고, 맵다...

아주 기분 좋게 매운맛이다.

이 집에서는

술 안마시기 어렵다.

내용물도 넉넉하지만

국물 맛은 정말 일품이다.

버릇대로 밥을 조금 떠서

토렴하듯 국물에 적셨다가 먹었다.

해진 후의 <양푼이 동태탕>

생활권이 강남이다 보니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강북에는 잘 가지 않게 된다. 특별한 경우란, 박물관이나 고궁을 방문하거나 오랜만에 친구들과 강북에서 약속을 잡는 경우, 그리고 이번처럼 맛있다고 입소문 난 음식점들 찾아가는 경우가 되겠다. 강북에서도 남영동, 후암동 쪽은 식사하기 위해서는 거의 처음 방문하는 지역이 아닌가 싶다. 뭐랄까 강남과는 다른 아날로그적 감성이 남아있는 듯했다. 동네도 그렇고 한적한 길가 풍경도 그러하였다. <양푼이 동태탕>도 깔끔한 외관과 간판과는 관계없이 어딘지 옛날 추억을 소환하는 듯한 그런 푸근함이 있다. 앞서도 설명한대로 이 집의 동태탕은 정말 맛있다. 이런 말은 좀 이상하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다. 속초에서 먹었던 생대구탕과 비교해서도 나는 오히려 이 집에 좀 더 점수를 주고 싶다. 통영의 뽈락 매운탕과는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막상막하라고 생각한다. 찌그러진 양푼이도 정겹고, 오바하지 않으면서도 배려해 주는 서빙도 인상적이다. 동태탕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메뉴들도 한번 주문해볼 만하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을, 다들 좋아할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