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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라도

<군산 가볼만한 곳> 발산리 석탑군

by *Blue Note*

<군산 근대역사 여행> 발산리 석탑군

 

일제 강점기에 우리 땅에 건너와 대규모 농장을 경영했던 일본인이 있었다. 사마타니 야소야라는 이름의 이 일본인은 여느 농장주와는 다른 면이 있었는데, 바로 한국의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그는 우리 땅의 소중한 문화재를 '불법적'으로 수집해서 자신의 저택 정원을 꾸몄다고 소개되어 있다. 이제는 그곳에 초등학교가 들어섰지만 그가 전국에서 모은 석탑, 석등, 승탑(부도)등은 그대로 남아 있다. 앞서 설명에 특별히 인용부호를 사용해서 그의 석물 수집을 '불법적'이라고 했는데, 남의 나라에게 나라를 빼앗겨 주권이 없는 (법률도 없어진) 상황에서 불법적이라는 말이 성립될 수 있을까. 아니면 여기서 불법이라 함은 제국주의 일본의 법률에 비추어 불법이란 이야기인가. 사마타니 야소야 컬렉션은 발군이다. 안목을 가지고 문화재를 소장한 개인에게 화풀이하는 것은 그저 정신승리일 뿐이다. 그러니 절대 나라 빼앗기지 말자. 

발산리 석탑군의 첫인상

뒤쪽으로 학교가 보인다.

 

탑형, 종형등

다양한 모양의 부도들...

 

 

발산리 육각부도

탑형 부도양식을 취하고 있으면서

그 평면이 6각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한다고...

 

부도 (사리탑)

 

종형 부도

 

군산 발산리 오층석탑

높이 6.4m

2층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올렸으나

지금은 4층까지만 남아있다.

고려전기 추정, 보물 276호

 

학교 건물을 등지고 바라본 모습

 

동자석 혹은 벅수

 

군산 발산리 석등

사각의 기둥돌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고

승천하는 용을 조각해서 둘렀다.

특이하고 부드럽고,

그리고 매우 아름답다.

고려 초기 추정, 보물 제234호

 

다양한 모습의 장명등

 

발산리 석등과 장명등

 

시마타니 금고

사마타니 야소야가 지은

1920년대 금고형 건물이다.

수집한 문화재를 보관한 곳이라고 한다.

사진에 보이는 마을 어른분이 안내를 해주셨다.

 

시마타니 야소야의 수집품 중 2점이 추후 국가지정 보물로 인정받았다는 것이 놀랍다. 발산리 오층 석탑(보물 276호)은 전체적으로 균형미가 있으며 고려 탑의 간결한 아름다움이 잘 나타나 있다. 역시 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발산리 석등 (보물 234호)의 기둥돌에 새겨진 용은 희소성뿐 아니라 조각 자체의 예술성이 탁월하다. 개인이, 그것도 이 유물의 후손과는 상관없는 일본인이 자신의 개인 정원에 이런 명품들을 들여놓은 것이다. 이 날 석탑들이 모여있는 발산리를 둘러보며 심경이 복잡했다. 남의 나라 식민지가 되어 고초를 겪은 것은 비단 백성들만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이 서려있는 문화재들도 마찬가지였다. 발산리에서 시마타니의 탐욕을 보았다. 수집만 있었을 뿐, 유물 하나하나가 어디서 어떻게 이곳으로 옮겨왔는지에 대한 기록이 전무하다. 뒤죽박죽 동물원을 보는 기분도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렇게라도 해서 탑, 부도 등의 귀중한 문화재가 지금 우리에게 전해졌다는 것이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이 일본인보다 이들 유물을 더 잘 보존할 수 있었을까. 솔직히 아무 자신이 없다. 해외로 빼돌리고 함부로 대하고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것은 오히려 일본인이 아닌 우리였던 경우가 훨씬 많았으니까 말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알고, 후대에 일깨워 주는 일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외국 박물관이나 유명 작가에 대해 아는 만큼만 우리 것에 관심을 가지는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기 문화에 대해 무식한 국민이 어찌 문화 국민인가. 문화 강국 어쩌고 하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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