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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서울의 대학 박물관 : 고려대 박물관의 고서화들

by *Blue Note*

 

고대 박물관 : 고미술 전시실의 그림들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대한 마지막 포스팅이다. 물론 앞으로도 이 멋진 대학 박물관을 종종 찾을 것이고 새롭게 전시되었거나 이전에 빠뜨린 유물이 있다면 다시 찾아가 보고 소개할 것이지만, 이번 방문에 대한 내용은 오늘 게시를 끝으로 일단 접고자 한다. 사실 처음으로 고대 박물관을 관람했는데, 상상 이상의 엄청난 유물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선사시대 유물에서 근현대 미술까지를 아우르는 유물과 작품들의 숫자에도 놀랐지만 유물 하나하나가 빛나는 예술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것들이어서 눈호강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오늘 소개하는 유물들은 고서화인데, 이 또한 작자들의 면면이 요즘 말로 정말 짱이다.

정약용 매화병제도, 1813년

매화 쌍조도라고도 한다.

하피첩을 만들고 남은 치마에

그림을 그려

시집가는 딸에게 주었던

다산의 마음이 읽힌다.

 

송하선인취생도

신선이 소나무 아래서

생황을 부는 그림이다.

김홍도, 18 세기

사실 김홍도는 풍속화가라는 틀보다는

그냥 대가라고 해야 옳다.

특히 그는 도인과 신선을 그린

도석화에 뛰어났다.

 

산수화, 강세황

표암은 학자이자 화가,

그리고 뛰어난 미술 평론가였다.

김홍도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정선, 청풍계도

진경산수...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비단에 담채, 18세기

 

은일도

자화상 (국보 240호)으로 유명한

윤두서의 작품이다.

벼슬길에 나가지 못한

자신의 상황과도 어느 정도 상통한다.

조선 17세기

 

정선, 백납병풍

정선의 작품을 모아서 병풍으로 만들었다.

종이 비단에 수묵담채, 18C

 

백납 병풍 중 일부

 

금강산도

정선, 18세기

정선은 특히 금강산 그림을 많이 그렸다.

 

석난도 10곡병

이하응, 19세기

낭창거리는 듯 섬세한

석파란을 만끽할 수 있다.

 

묵죽도 8폭병

신위, 1817년

신위는 이정, 유덕장과 함께

조선 3대 묵죽화가로 꼽힌다.

 

매화도

이공우, 19세기

일반에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공우는 김정희와 교분을 쌓은 문인화가로

매화그림을 잘 그렸다.

 

매화도

조희룡, 19 세기

매화, 특히 홍매화 그림의 대가다.

중인 출신으로 김정희에게 인정받지는 못했으나

오히려 조희룡은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고대 박물관이 있는 백주년 기념 삼성관

 

다산 정약용, 공재 윤두서 같은 학자에서부터 조선의 최고 안목이자 평론가, 화가이기도 한 강세황, 그리고 그의 제자인 김홍도.. 단순히 진경 산수화라는 틀에만 묶어 두기에는 너무도 그 존재감이 큰 겸재 정선, 석파란으로 유명한 대원군 이하응, 홍매화의 대가 조희룡, 그리고 따로 분리해서 포스팅했던 최북까지 정말 화려한 진용이다, ㅋㅋ. 그림의 수준 또한 하나하나가 그저 한번 보고 훅 지나갈 수 없게 눈길을 붙잡아 두는 명품들이다. 이런 생각은 비단 그림들 뿐 만이 아니다. 혼천시계, 동궐도, 분청사기 태호까지 국보 3점을 가지고 있는 대학 박물관이니 무슨 다른 설명이 따로 필요할까. 틈나는대로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가게 될 박물관중 하나다. 아쉬운 점들도 있다. 유물들은 너무나 훌륭한데, 그에 걸맞는 설명은 거의 없다. 박물관이 단순히 전시가 목적이 아니고 전시를 통한 교육과 지식 전달도 매우 중요한데, 고려대 박물관은 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 이러한 문제점은 박물관 홈페이지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소장품에 대한 소개가 전혀 없고, 유물 검색은 아예 안된다.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여 점이 넘는 엄청난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에서 유물 정리나 소개가 이렇게 아예 안 되는 건, 멋진 자동차에 밧줄을 묶어 끌고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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