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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근대를 수놓은 그림 :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전

by *Blue Note*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 : 한국의 근대회화

우리나라의 근대미술기를 시기적으로 대략 19세기 말부터 1960-1970년대까지 보는데 큰 이견은 없는 듯 하다. 이 시기 미술의 여명과 발전, 분화과정, 특징들은 많은 미술사학자들에 의해 조명되고 지금도 새로운 시각으로 연구되고 있으나,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한 전시나 교육은 아직 많이 부족하고 체계화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소장작품을 중심으로 <근대를 수놓은 그림>전을 마련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시의적절한 기획이었다고 생각된다. 많은 작품중 우선 1900년대에서 1930년대까지의 작품을 오늘 먼저 포스팅하고, 그 이후의 작품들은 따로 분리해서 소개하기로 한다.

이번 전시회의 제목은

<근대를 수놓은 그림>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1900년에서 1960년대의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이당 김은호가 그린 민영휘 인물상

뛰어난 어용화가였던

이당의 세밀한 선묘와

우아한 색채는 대단한 감동을 준다.

비록 초상화의 주인이

친일파 민영휘일지라도 말이다.

1913년, 한지에 수묵초본

 

고희동, 자화상, 1918년

고희동은 한국인 최초로

일본 동경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우리나라에 서양화를 도입하였다.

푸른 두루마기, 붉은 배경과

얼굴의 홍조에서 보이는

색채의 대비는 

인상주의적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오지호, 처의 상, 1936년

오지호는 인상주의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화가다.

그림 제목처럼 자신의 아내를 모델로 한 그림이다.

 

나혜석, 무희(캉캉), 1940년

이 그림은 한국 최초의 여류화가인 나혜석이

세계일주를 한 경험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서동진, 팔레트 속의 자화상

자신이 사용하던 팔레트 덮개 안쪽에

자화상을 그렸다.

나무 팔레트 상자에 유채, 1930년대

 

구본웅, 여인, 1930년대

전통적인 회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누드를 소재로한 작품이다.

구본웅은 1930년대

한국 표현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다.

 

이인성, 계산동 성당, 1930년대

이인성의 대표작인 이 작품에는

서양식 건축물과 전통가옥이 공존하는

근대를 살아간 화가의 시선이 담겨있다.

다채로운 색상이 인상주의적 경향을 보인다.


오랜만의 현대미술관 나들이여서 감회가 새로웠다. 홍지석의 <답사의 맛>에 나오는 경천사 10층 석탑과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비교해볼 목적으로 현대미술관을 찾은 이유도 있었지만, 근대회화 소장품전을 관람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이유였다. 예전에 호림 박물관에서 기획했던 <근대회화의 거장들> 관람이후 실로 오랜만에 대한제국과 일제 강점기 시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다만 호림에서의 작품들은 주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고, 따라서 그림이라기 보다는 아직 서화에 가까운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현대미술관의 전시에서는 고희동을 필두로 서양의 화법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재료와 소재의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일련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는데 그건 일제 강점기의 천재화가로 알려진 이인성의 <계산동 성당>을 실견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작품은 홍지석의 미술평론집 <답사의 맛>에 등장한다. 1902년 프랑스 카톨릭 사제들이 지은 이 아름다운 성당은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 저자는 대구를 찾아 그림속의 계산동 성당을 답사한다. 그 느낌과 소회를 글로 써놓았는데, 그 내용속에 등장하는 이인성의 <계산동 성당>을 내 눈앞에서 맞닦뜨렸을 때의 반가움은 생각보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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