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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국립민속 박물관 특별전> 겨울나기 : 정문입설도

by *Blue Note*

<국립민속박물관> 겨울나기 특별전

최근에 전시를 끝낸 국립민속박물관의 <겨울나기>전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하여 기획된 특별전이다. 총 3부로 나누어 <겨울을 맞다>, <겨울을 쉬어가다>, <겨울을 즐기다’>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겨울이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겨울과 관계된 여러가지 민속품들은 물론이고 서화, 사진, 영상자료까지를 모두 아우르면서 겨울이라는 모티브를 멋지게 담아낸 기획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전시회다. 특히 겸재 정선의 <정문 입설도>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다.

겨울나기 특별전시실 입구

대형 스크린에 겨울과 관련된

아름다운 영상이 펼쳐진다.

 

겨울맞이의 시작을 알리는 김장

각종 김장독과 김치각, 양념단지들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김장용 독 (옹기)

앙징맞은 양념단지들도 인상적이다.

 

감자를 보관하는 통모양의 감자독

통나무를 깎아 만들었다. 

주로 강원도 산간지방에서 사용하던 것들이다

 

천정 이상범의  실경산수 (북한산 대남문), 1947년

겨울의 북한산을 그린 것으로 산 중턱에 대남문이 보이고

눈 덮인 산길을 소를 몰고 내려오는 농부의 모습이 고요하다.

 

설죽도

유덕장, 조선 18세기

이정, 신위와 더불어

조선 3대 묵죽화가의 하나인 유덕장의 작품이다.

줄기와 잎새에 눈이 잔뜩 내려앉았다.

고려대학교 박물관 소장

 

김화경, 심촌의 취설도, 1976년

깊은 산가에 눈은 하염없이 내리는데

빨간 저고리를 입은 여인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박승무, 어촌모설도, 1951년

저녁무렵 어촌에 내리는 눈을 그렸다.

고려대학교박물관 소장

 

겨울 살림살이

한겨울 따뜻한 방안의 풍겨

 

방장

겨울 바람과 추위를 막기 위해 방문이나 창에 친다.

 

온돌방

실제로 바닥이 따뜻하게 온돌방을 재현하였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벽면에 정선의 정문입설도가 있다.

이 전시에 오게된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저 그림 때문이었다.

 

정선, 정문입설도, 조선중기

비록 중국 고사에 나오는 내용을 그린 것이지만

겸재의 진경산수의 매력은 오히려 건재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농사준비에 필요한 농기구들

사진 우측 맨 아래에 기다란 도구는

가마니 바디로

가마니를 짤 때 날실의 씨실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겨울사냥과 낚시에 사용되는 도구들

 

한영수 작가의 겨울 사진들도

전시되어 있다.

 

한영수, 서울 한강

1957년, 한영수 문화재단 소장

 

한영수, 서울 한강

1956-1958년, 한영수 문화재단 소장

 

한영수, 서울 한강

1958년, 한영수 문화재단 소장

 

겨울철 대표적인 놀이인 연 날리기

정초에서 대보름 사이에 주로 연을 날렸다.

 

윷놀이에 사용되는 다양한 민속품들

윷놀이는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로

그 역사는 삼국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단에는 팽이도 보인다.

 

윷판

20세기 초

 

종지윷

20C초반(좌), 20C후반(우)

 

마지막 전시물을 보고 나서며...

이젠 정말 겨울을 보내야 할 때이다...

 

앞서 잠깐 설명한대로 민속품, 그림, 사진과 온돌방 체험까지 다양한 전시물들이 서로 잘 조화를 이루면서 겨울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게 잘 표현한 전시였다. 전시물 하나하나가 다 인상적이었지만 그래도 가장 좋았던 것들을 몇개 꼽아본다. 김장독에 빗물이 스미거나 흙등 이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짚으로 엮어 만든 김치각, 감자가 얼어버리지 않도록 커다란 통나무를 깍아 만든 감자독에서는 선조들의 지혜가 그대로 느껴졌다. 투박한 감자독 중간에 감자를 꺼내고 넣을 수 있도록 만든 출구는 실용성과 함께 디자인의 아름다움까지 느껴진다. 온돌방을 재현하여 체험할 수 있게한 것도 새로운 기획이었다. 온돌방 한쪽 벽에 겸재의 정문입설도를 걸었는데, 이 그림은 중국 송나라의 유학자인 정이의 고사와 관계된 것이다. 정이를 찾아간 제자들이 눈을 감고 사색에 빠진 정이를 보고 혹 스승을 방해할까하여 눈이 무릎 위로 눈이 쌓이도록 기다렸다는 내용이다. 생각보다 매우 작은 크기의 소품이었지만 소리없이 내리는 눈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었다. 한편, 방패연으로 소개된 연은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방패연이 아니라 그냥 연이다 (이어령 박사의 저서 우리문화 박물지에 해당 내용이 있다). 방패연은 가운데 바람 구멍이 없이 말그대로 방패 모양의 사각형 연을 말한다. 이런 점은 좀더 고증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아쉬운 대목이다. 종지에 담아서 흔들어서 노는 앙징맞은 종지윷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입가에 미소를 절로 불러왔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 나는 지난 겨울을 내 방식대로 마감했다. 훌륭한 전시를 정성스럽게 마련해준 국립민속 박물관측에 감사한다. 또한 나 한사람을 위해 열심히 전시 안내를 해주신 도슨트 선생님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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