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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고려대학교 박물관 : 현대미술 전시관

by *Blue Note*

<고대 박물관> 근현대 작가의 작품들

고려대학교 박물관이 여타 대학박물관과 다른 점은 많이 있지만, 가장 특이할 만한 것은 현대미술 전시실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 박물관은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전시실은 말할 것도 없고 근현대 미술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내 짧은 경험으로는 이화여자 대학교 박물관의 경우, 전체 전시물중 일부가 근현대 미술작품이기는 하지만 고대처럼 아예 따로 독립된 전시실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독립된 공간을 따로 떼어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것도 놀랍지만 사실은 전시된 작품들의 면면을 보고 더욱 충격을 받았다.

고려대학교 박물관

현대미술 전시실

 

순종 어진

양은 김은호의 작품이다.

김은호는 삼일 독립운동에 관여했다가

투옥되기도 했다.

이후 일제에 협력하여 

지금은 친일 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되어 있다.

  

보덕굴

이 상범, 1940년

청전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근대 동양화가다.

 

L양의 프로필

사실주의 작품만을 그린  

김숙진의 1977년작이다.

 

까마귀 울때

변시지, 1980년

부끄럽지만 변시지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전시실 내부 풍경

 

청산에 살으리랏다

이 왈종, 1980년대 초

 

아뜨리에

박영선, 1957년

이 그림은 예전부터 도록에서

봐왔던 그림이다.

 

응시

이종우, 1926년

 

푸른 환상

남관 1968년


김은호와 이상범은 모두 일제 강점기때 저항운동으로 옥고를 치렀지만, 김은호는 중간에 일제에 협력하여 이후 민족반역자로 낙인이 찍힌다. 엄혹한 시기를 살았던 예술가의 고뇌나 자괴감은 친일민족 반역자라는 무시무시한 단죄앞에 설 자리가 없다. 그가 그린 순종 어진은 유리 액자에 넣어져 있어서 정면으로 사진을 찍으면 반사된 빛때문에 제대로 그림을 촬영할 수 없었다. 하는수 없이 삐뚜룸하게 구도를 잡아 찍었다. 삐뚤어진 사진으로 남은 그림... 어진속의 주인공인 순종, 그를 그린 화가 김은호의 삶이 중첩되어 쓸쓸하다. 박영선의 아뜨리에는 앞서 언급한대로 꽤 오래전부터 도록을 통해 감상해왔던 작품이다. 당연히 실견은 이번이 처음이고 더구나 고려대학교에서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이와함께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남관의 작품도 인상깊었다. 변시지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충격이자 경이로움이었다. 고려대학교 박물관의 현대미술 전시관에서는 근현대 작가들의 수준 높은 작품들을 다수 감상할 수 있다.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우리 미술의 역사도 가늠해볼 수 있다. 문학으로 치자면 수작들로 짜임새 있게 구성된 멋진 단편집을 는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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