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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필경재 : 한정식집

by *Blue Note*

필경재 : 수서 한정식집

한식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을까 하고 가끔 생각해본다. 물론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은 아니고, ㅋㅋ. 상다리가 부러지게 나오는 전통 한정식의 매력과 길거리 떡볶이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성적표만 놓고 본다면, 떡볶이로 상징되는 싸고 간단한 단품 메뉴가 한식 한류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한정식을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메뉴의 구성, 식기의 선택, 플레이팅의 개선, 글로벌 마케팅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뜻이다. 각설하고, 오늘 소개하는 필경재는 전통 한정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전통 한정식이라고 굳이 표현한 까닭은 이 집이 최근 유행하는 퓨전 한정식집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전통을 고수한다는 의미다.

샐러드와 전복죽

 

 문어숙회

 

 잡채

 

 탕평채

 

 세가지 전

 

 육회

 

 신선로

아주 맛있다.

 

 송이 볶음

 

너무 가짓수가 많아 나중에는 중간쯤에서 사진 찍는 것을 포기했다. 한번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코스로 계속 새 음식들이 나오니 이걸 그때마다 다 찍어내다가는 대화가 방해를 받을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식사는 정갈하고 깔끔하며 만족스러웠다. 다만 두드러지게 기억에 남는 것은 없다. 굳이 꼽자면 보쌈 김치가 아주 훌륭했다. 식사를 마치고 정원을 둘러보았는데,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필경재는 아름다운 정원과 멋진 한옥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나에게 있어서 가장 좋았던 건 바로 콩떡담이었다. 경재 앞에서면 솟을 대문과 콩떡담이 먼저 눈에 띈다. 신경써서 잘 꾸며놓은 정원의 수목들과 넓은 마당도 멋진 것은 틀림없지만, 콩떡담이 주는 푸근하고 다정한 느낌은 없다. 이 소박한 담장에는 자꾸 자신을 드러내려고 애쓰는 것 같은 조경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이 있다. 마당 뒷쪽으로 야트마한 언덕에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세종대왕의 아들중 하나인 광평대군의 묘였다. 옛날 말로 요릿집이라 할 수 있는 음식점에 대군의 묘가 붙어있다니 무슨 사연인지 모를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게 환영할만한 일이 아님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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