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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행18

<서울 여행 : 정동> 덕수궁 돈덕전과 고종의 길 덕수궁 돈덕전과 고종의 길 덕수궁을 방문할 때면 의례 정문으로 들어가 덕수궁 현대미술관의 전시회를 본 후에 후문으로 빠져나오는 코스를 선택한다. 수년 전부터 후문 쪽에 높다랗게 펜스와 가림막을 치고 뭔가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궁금하기는 했다. 물론 돈덕전 복원 공사라는 작은 안내판이 있기는 했지만 정확히 이 건물이 뭔지는 알지 못했었다. 마침내 가림막이 걷히고 이 멋진 건물이 일반에 공개되었다. 돈덕전은 고종의 즉위 40년 기념식을 위해 지어진 건물로 서양 외교사절을 접견하고 연회를 베풀던 장소라고 한다. 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을 보고 이어서 돈덕전을 관람했다. 후문을 나와 예전 러시아 대사관으로 이어지는 '고종의 길'도 이번에 새로 공개되어 함께 둘러보았다. 새로 복원되어 일반에 공개된 돈덕전의 모습 ..
<서울 가볼만한 곳> 동대문 / 흥인지문 공원 /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동대문 / 한양도성 순성길 / DDP 우리나라 보물 제1호인 동대문(흥인지문)은 국제도시 서울의 빌딩 숲에 둘러싸여 있어도 주눅들지 않고 그 존재감을 당당히 드러내 놓고 있는 듯하여 좋다. 이런 든든함은 예를 들어 조선호텔 옆에 있는 대한제국 때의 원구단의 초라한 처지와 비교해보면 더욱 그러하다. 아무쪼록 지금처럼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건축물로 계속 남아있도록 보존과 관리에 더 힘써주기를 당국에 바란다. 우리 곁에 있는 동대문이지만, 지금까지 동대문이 목적지가 되었던 적은 내게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동대문을 주인공으로 주변의 흥인지문 공원을 둘러보고, 근처에 있는 현대 건축물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까지 걸어보는, 나로서는 일종의 가벼운 답사를 해보기로 했다. 종로 5가쪽에서 바라본 동대문의 모습 걸으..
<서울 공예박물관 직물공예 전시>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서울 공예박물관 상설전시 서울 공예 박물관은 직물 공예 부분을 따로 떼어서 상설 전시하고 있다. 직물공예는 다시 자수와 보자기로 나누어 각각 와 라는 제목으로 전시 중이다. 오늘 포스팅은 보자기에 관한 것이다. 서울 공예박물관 전시 3동에 가면 우리의 보자기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실감할 수 있다. 화려한 문양의 궁중 보자기, 민간에서 사용하던 소박한 보자기 등 다양한 구성 방법과 크기, 소재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개성과 예술적 영감을 주는 보자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보자기에 싼 나무 기러기 단정한 기품이 돋보인다. 19-20세기 금박보자기, 19-20C 조각 상보자기 19-20 세기 조각 보자기, 19-20C, 마, 쪽모이 조각 보자기의 앞면과 뒷면 추상적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전시실 모습 조각 보자기, 1..
<서울 여행> 백남준 기념관 : 백남준을 기억하는 집 종로구 창신동 백남준 기념관 백남준 기념관이라는 제법 거창한 이름의 공간이 서울 종로에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꽤 오래전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위 예술가 백남준을 기리는 기념관의 존재를 왜 나만 몰랐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인터넷을 돌려보니 오래된 작은 한옥을 리모델링을 하여 개관한 말 그대로 '백남준을 기억하는 집'이었다. 백남준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창신동의 1960년대 한옥에 조성한 전시 공간으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나와있다. 백남준 기념관 단층의 한옥이다. 김상돈, 웨이브, 2017년 마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구조물이다. 국립현대 미술관 과천관에 있는 백남준의 을 오마주한 것으로 생각된다. 수월 김상돈, 2017년 놋그릇에 담긴 물에는 주변 건물의 그..
<서울 가볼만한 곳> 황학동 : 동묘 (동관왕묘) 동묘 (서울 동관왕묘) 동묘는 황학동 일대의 벼룩시장, 구제시장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원래의 뜻은 동쪽에 있는 묘라는 의미로 관우의 사당을 모신 곳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관운장의 사당이 한국땅에 있는 것이 쌩뚱맞은데, 사정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예로부터 중국에 사대했던 조선은 임진왜란 때 왜군을 물리치게 된 까닭이 관우 장군의 덕 때문이라고 여겨 그 음덕을 기리기 위해 동묘를 세웠다는 것이다. 명나라를 어버이로 섬기던 선조의 작품이다, ㅋㅋ. 아무리 그래도 3세기 인물인 관우의 보살핌으로 임진왜란을 승리했다니 여전히 의아하지만, 관우는 당시에도 민간에서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다. 지난 겨울에 이곳을 찾았었는데, 당시에는 보수 공사 중이라 출입할 수 없었다..
<가볼만한 박물관> 서울 공예박물관 : 옹기, 반닫이, 나전칠기 서울 공예박물관 서울 공예박물관은 서울시가 건립한 최초의 공예전문 박물관이다. 2021년 7월에 개관했으니 아주 어린 박물관인 셈이다.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옛날 풍문여고의 건물 5개 동을 새롭게 리모델링하여 지금의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전통부터 현대에 걸쳐 도자기, 목공예품, 자수 등 2만여 점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테마전으로 와 으로 전시가 진행 중인데 이 전시들은 따로 다루도록 하고, 오늘은 상설전시에 속하는 1,2관의 전시물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 공예박물관 1, 2관 서울 공예박물관 3관 전경과 내부 무슨 설치미술처럼 숟가락이 있는 액자와 농이 보인다. 허동화 대가족, 2000년 이층농, 20세기 반듯하고 우아하다. 옹기, 조선후기 안동별궁 정상루 (현재 박물관 자리) 담장..
<서울 가볼만한 곳> 부암동 : 목인 박물관 목석원 부암동에 있는 목인 박물관 목석원 목인박물관 목석원의 옛 이름은 그냥 목인 박물관이다. 인사동 골목길 한켠에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조용히 자리해 있던 박물관이다. 이름처럼 나무인형을 전시하던 박물관인데, 소장되어 있는 목인의 종류나 규모가 방대하고, 예술적으로도 우수한 유물들이 많아서 가끔 찾아갔던 곳이다. 입장권을 끊으면 따뜻한 차 한잔을 내주었던 기억, 좁지만 옥상에도 전시물들이 있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 목인 박물관이 2019년 부암동 언덕으로 자리를 옮겨 개관하였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된 것이다. 게다가 목인뿐 아니라 다양한 석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야외 공간도 아름답다. 무엇보다 인왕산, 북한산, 한양도성의 성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가막힌 풍광이 압권이다. 이곳에 도착해..
<서울 가볼만한 곳> 권진규 아틀리에 : 시민 문화유산 권진규 아뜰리에 뭐 다른 것도 별반 다를 것 없지만 그래도 조각은 더더욱 잘 모른다. 그러니 조각가 이름 하나 변변하게 아는 것이 없다. 하지만 이라는 제목의 테라코타 조각은 눈에 익다. 오다가다, 잡지든 팜플렛이든 어디선가 몇 번은 본 듯하다. 요즘 젊은이들의 경우, 미술 교과서에 소개된 이 작품을 대부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연식이 오래된 나에게는 그런 기억도 없다, ㅋㅋ. 아무튼 뭔 일인지, 어느 날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보게 된 이라는 조각 작품이 내 맘속의 어떤 깊은 곳을 쿡 찔렸다. 이후 권진규라는 조각가에 대한 궁금증은 허기처럼 강렬해졌다. 자료를 검색해 보고 책도 사서 읽었다. 성북구 동선동에 그가 직접 지은 아틀리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번에 다녀왔다. 권진규 아틀리에로 가기 위..
<서소문 성지역사 박물관> 겸손함이 주는 감동과 울림 성지역사박물관 : 콘솔레이션 홀 / 정하상 기념 경당 종교적인 건축 기념물들은 시대와 인종을 초월하여 우리 인류의 역사와 늘 함께 해왔다. 종교적 염원에서 비롯된 모든 건축과 예술품들은 인간을 이해하는 가장 강력한 열쇠임에 틀림없다. 수많은 위대한 신전, 사찰, 성당이 우리에게 주는 영감과 경건함, 위로와 감동은 그야말로 인간이 가지는 가장 보편적인 어떤 정서의 알맹이를 건드리는 일이어서 흔히 교리의 장벽을 뛰어넘는다. 신자든 아니든 경건함을 느끼고 감동을 받는 것이다. 이제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에서 하늘광장, 콘솔레이션 홀, 그리고 정하상 기념 경당을 둘러보며 내가 받은 벅찬 마음속 울림이 바로 그러하다. 왼편이 하늘광장으로 나가는 문 오른쪽으로는 콘솔레이션 홀이 이어진다. ..
<서울 가볼만한 곳>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 : 하늘광장과 하늘길 서소문 성지역사박물관 서소문 성지역사 박물관의 '하늘광장'과 '하늘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한 달도 안되는 짧은 기간동안 이곳을 벌써 세번이나 방문했지만, 올때마다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는 곳이다. 지하 3층의 상설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오면 왼쪽으로 콘솔레이션 홀이 나오는데, 그 맞은 편에 하늘광장으로 통하는 유리문이 보인다. 이 시점에서는 하늘광장의 일부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넓은 유리문을 밀고 광장에 들어서면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탄성을 멈출 수 없다. 갑자기 시야가 확 비약하면서 높다란 붉은 벽돌담과 그 위로 더 높은 하늘이 도발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서소문 성지역사 박물관의 하늘광장 사방을 둘러싼 담벼락은 상당한 높이지만 하늘광장은 지하에 있다. 그 사실이 더 놀랍다. 서 있는..
<서울의 박물관> 서소문 성지역사 박물관 : 난민복서 서소문 성지역사박물관 서소문 역사공원을 잠깐 둘러보고 이제 성지역사박물관으로 내려간다. '내려간다'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이 박물관의 공간이 지하이기 때문이다. 2019년 6월 개관한 서소문 성지역사박물관은 44명의 천주교인이 순교한 역사적인 장소에 만들어졌다. 박물관뿐 아니라 전시장, 예배당이 결합된 복합 문화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소 3곳이 컨소시엄으로 응모한 설계 디자인에 의해 지어졌다고 한다.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는 팩트보다는 직접 방문해서 경험하는 울림과 감동이 비할 수 없이 크다. 콘솔레이션 홀, 하늘광장, 하늘 길 같은 멋진 공간에 대한 포스팅은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조각상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성지박물관 입구인 '빛의 광장' 커다란 조형물은 이경순 작가의 조선시..
<서울 가볼만한곳> 서소문 역사공원 : 하늘광장, 노숙자 예수 서소문 역사공원 서소문 역사공원은 도심의 숨은 공간이다.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저 지나치기 십상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 곳은 서소문 밖에 해당된다. 서소문을 경계로 도성 바깥쪽에 난전과 죄인을 처형하는 형장이 있었는데 지금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 바로 그 곳이라고 한다. 19세기 초 신유박해를 시작으로 이후 백여년을 이어져온 천주교 박해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이곳에서 순교하였다. 순교자들을 추념하는 현양비가 세워져 있었는데, 최근 이곳을 정비하여 하늘광장이라는 이름을 붙혀 공원화하고, 지하에는 서소문 성지역사박물관을 만들었다. 건축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 아름다움과 경건함은 나를 감동시키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앞으로 몇차례에 걸쳐 박물관에 대해 설명하는 글들을 올리겠지만,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