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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호림박물관> 시왕도 특별전 : 업경대, 고려 동경

by *Blue Note*

 호림박물관 특별전 : 지옥의 왕들

 

지하세계를 관장하는 열명의 왕을 그린 시왕도를 하나씩 관람하면서 전시장을 돌다보면, 안쪽 깊숙한 곳에 범상치 않은 나무 조각상들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시왕, 도명존자등의 조각상이다. 자못 엄숙하고 신령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흡사 절집의 명부전에 들어온 느낌이다. 이밖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생전의 죄나 업이 낱낱이 비춰진다는 업경대, 그리고 고려시대 동경도 볼 수 있다.

 

 

나무로 제작된 시왕, 판관, 동녀, 사자, 도명존자의 조각상

조선 후기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렇게 연출한 전시기법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고요하면서도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는 분위기다.

조각상 하나하나는 채색이 곱고 정교하다.

 

중앙 뒤편에 원형의 조명을 받고 있는 조각이

도명존자로 지장보살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맨 왼쪽은 시왕, 나머지 4개의 조각상은 동녀상이다.

 

맨 왼쪽이 판관

시왕, 동녀, 도명존자 순이다.

 

오른쪽 끝이 사자(使者)상

 

 

목조 업경대

망자의 생전 업이 비춰지는 거울이다.

 

 

 

청동화문범자명원형 경,

14세기 고려시대의 동경이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유물이었다.

 

<웹툰 '신과 함께'로 만나는 지옥의 왕들>전은 앞의 포스팅에서 주로 다룬 시왕도 말고도 명부전에서 볼 수 있는 목각 인형들과 업경대등 관련 유물을 함께 전시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성공하였다. 특히 이 전시의 압권은 공중에 매달아 놓은 동경이다. 좀 호들갑을 떨자면 이렇게 멋진 설치미술은 처음이다. 직경이 37.9cm 나 되는 커다란 동경을 아크릴같은 틀에 끼워서 허공에 매달고 뒤쪽으로는 커튼처럼 천을 설치한후 조명을 쏘았다. 거울 전면으로 비춘 조명으로 인해 뒤쪽 천에 동그란 거울의 그림자가 만들어졌다. 너무나 아름답고 상징적이며 장엄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는 생각이다. 거울은 선사시대부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물건으로 정치적인 힘과 주술적인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이 고려 동경은 여섯개의 원안에 불교의 범자가 새겨져 있고 수많은 작은 꽃무늬(화문)가 전면에 조각되어 있어서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수준높은 전시 기술과 디스플레이 감각덕에 신비한 분위기가 너무나 잘 연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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