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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기도

<세계문화유산> 남양주 광릉 : 자랑스럽고 부끄러운 광릉

by *Blue Note*

<세계문화유산> 경기도 광릉 : 유감스런 답사

 

광릉은 조선의 제 7대 임금인 세조와 정희왕후의 능이다. 수양대군은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잡아 어린 조카 단종을 폐위시키고 왕위에 올라 세조가 되지만, 그의 치세에 대해서는 공과가 있다는 평가이다. 자신의 능을 검소하게 하라는 세조의 뜻에 따라 광릉은 조선 최초로 동원이강릉의 형태로 조성되었고, 능침에 두르는 병풍석이 광릉에는 없는 것도 세조의 이러한 뜻을 따른 것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병풍석없이 난간석만 있는 능침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훨씬 많이... 어쨌든 사진으로만 봐왔던 곳에 직접 가서 광릉을 두루 살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었다.  

매표소를 지나면

잘 생긴 한옥이 하나 나오는데

산릉제를 준비하고 능침을 관리하는

능참봉이 기거하는 재실이다.

 

재실 안쪽 모습

 

재실을 나와서 다시 한번 찍었다.

따뜻한 봄햇살

농부가 일하고 있는 풍경이다.

 

능침으로 가는 길 입구에

하마석이 있다.

이곳은 경건한 곳이니

모든 사람은 말에서 내리라는 의미...

 

광릉에 이르는 길이

호젓하고 상당히 운치가 있다.

말그대로 광릉숲이다.

 

홍살문과 정자각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자각을 기준으로

사진 왼쪽이 세조의 능

오른쪽이 정희왕후릉

 

그런데 능침에는 올라가볼 수가 없다.

아예 원천봉쇄다.

능침경관 회복사업이라는 걸 하는 모양인데

이것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접근금지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회복사업한다면서

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진 왼쪽 수복방, 오른쪽 정자각

 

멀리 정희왕후릉이 보인다.

작은 건물은 비각

 

정희왕후릉

곡장은 거의 안 보이고

난간석은 아예 확인불가...

 

세조릉

카메라 줌을 한껏 땡겨서 찍었다.

문인석, 무인석, 석마

장명등은 꼭지만 살짝 보일뿐...

능침은...

새끼 손톱의 맨앞부분 처럼만, ㅋㅋ

솔직히 좀 짜증이 났다.

복원사업중이라 접근을 막나?

그럼 차라리 광릉 입장 자체를 폐쇄하던가...

(그런데 평소에도 이럴것 같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고개 아프게 멀리서 올려다만 보다가

이제 내려가는 길..

 

매표소옆에 광릉 역사문화관이 있다.

거기서 광릉의 사진자료를 재촬영했다.

 

광릉 안내 브로셔

브로셔를 보고 실제 모습을 봐야하는데,

그곳에 가기는 했으되, 실물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집에와서 브로셔를 펴고 그걸 촬영...ㅠㅠ

정말 웃기다.

 

조선 최초의 동원이강릉

정자각 하나에 두개의 릉이

각기 다른 언덕에 있는 형태다.

(브로셔 사진 재촬영)

 

뭐 사진 설명대로...

'정희왕후릉에서 바라본 전망'

이런 전망은 현장에 직접 찾아가도 절대 못본다.

평지에서 올려다볼수만 있을뿐.

한발자국도 더 올라갈 수 없게 해놨다.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브로셔 사진 재촬영)

 

나도 이 위치에서 이렇게 찍고 싶다.

카메라 줌을 아무리 땡겨도

곡장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ㅋㅋ

(브로셔 사진 재촬영)

 

광릉

이 아름다운 곳을 못보다니...

(브로셔 사진 재촬영)

 

난간석이 단순하면서도

너무나 아름답다.

만일 능침에 병풍석을 둘렀다면

이런 조형미는 깨져버렸을 것이다.

이 아름다운 풍경은 현장에서 절대 볼수 없다.

(브로셔 사진 재촬영)

 

광릉은 '남양주 가볼만한 곳'이 결코 아니다. 광릉에 가면 광릉을 절대 못보고 문화관에 있는 사진으로 봐야하는 코미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사실 조선왕릉에 대해서는 나로서는 할말이 많다. 세계문화 유산이라고 입으로 자랑만 할 것이 아니라, 이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제대로 알리고 홍보하려는 고민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커녕 무조건 울타리 쳐서 막고 접근을 원천봉쇄하는 무지하고 한심한 정책에 분노한다. 왕과 왕비가 잠들어 있는 왕릉의 경건함을 지키는 문제, 문화재 보호라는 당위를 펜스 둘러서 관람제한 (사실은 관람 방해) 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그 무식함에 할말이 없다. 다녀본 왕릉중 최악이 이곳 광릉이지만, 선정릉, 헌인릉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까이서 왕릉의 아름다움을 보고 감동받을 수 있게 배려한 곳은 세종대왕의 능, 영릉이다). 조선왕조 최초의 동원이강릉, 병풍석이 없는 간소하고 특이한 능침을 정작 현장에서는 눈으로 직접 볼 수 없고 문화관의 사진으로 봐야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쓰다보니 감정조절이 안되고 화가 치밀어 오른다. 후손들의 관람을 가로막는 팬스는 경관회복 사업때문이라고, 불가피한 일시적 조치일뿐이라고 믿고 싶다. 회복사업이 끝나면 이참에 제발 흉물스런 가로막을 치워버리고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광릉을 볼 수 있게 해야한다 (지금 너무나 당연한 걸, 개선되리라는 확신없이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 기막히다). 게으르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행정편의주의를 문화재보호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포장해서 팔아먹지 말라. 그런 반문화적인 사고방식이 남아있는 한, 우리는 자랑스런 문화유산에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러워할 자격이 없다. 관람객에게 사전교육을 시키고, 필요하다면 관리요원을 배치해서 적극적으로 능침을 보호하되, 국민과 문화재 사이를 떼어놓지 말라. 훨씬 규모가 크고 하루 관람객도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많은 영릉은 하는데, 왜 광릉은 하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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