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서현동> 황금어장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는 저녁모임은 언제나 즐겁다. 그런데 장소를 정하는 것은 늘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누구 하나라도 오기에 너무 멀면 안되고 자리가 미리 확보되어야 하기에 사전 예약도 필요하다. 당연히 맛있으면 좋은데 이때 가격이 너무 쎄면 안된다, ㅋㅋ. 이러저러한 조건을 다 맞추어야 하니 사실 장소 정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친한 친구사이라 해도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이번에 친구들 모임장소로 내가 서현동에 있는 회집 황금어장을 예약했는데, 오다가다 보기는 했지만 사실 나로서도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선택한 이유는 늘 손님들이 많고 가격도 대체로 착해보였기 때문이다.
석화
양념장, 마늘, 계란찜
산낙지
제철인 방어
회무침
도미회
주인장에게 부탁해
껍질을 아부리했다.
꼬막
매운탕
무난하고 평범하다.
황금어장은 좀 애매하다. 예약을 위해 검색을 하고 후기를 몇개 읽어보니 대부분 칭찬 일색이었다. '성남 최고의 회집'이라는 표현도 있고, 뭐 아무튼 반응이 좋았다. 더불어 알게 된 사실은 이 집이 서현에 오픈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미 그 전에 성남 분당지역에서 같은 이름으로 영업을 해오다가 이번에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이 날 시킨 방어회는 별로였다. 대방어가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가 아니다. 아무리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분당에서 더구나 그 가격에 대방어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할만큼 물정을 모르지는 않는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황금어장에서 먹은 방어회는 익히 알고있던 방어회의 맛이 아닌, 굳이 표현하자면 흙내 비슷한 맛이 났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느낌은 나뿐 아니라 동석했던 친구들 모두 느낀 것이었는데, 이상한 건 우리 팀 말고는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은 모두 다 맛있게 먹는 듯 보였다는 것이다. 결국 방어회는 거의 삼분의 일 이상이 남았고 참돔으로 껍질을 아부리 (아부리라는 일본말은 영어의 토치와 비슷한데, 우리말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한 없는 것 같다) 해서 한 접시 더 시켜먹었다. 서현역 부근에 이런 형태의 횟집이 별로 없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이 집 인기가 많은 것이 언뜻 이해는 가지 않는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은 많이 다를 수 있다. 다만 내 생각을 말하면 가격외에는 크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