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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수요미식회 부여맛집> 서동한우 본점 : 드라이 에이징의 세계

by *Blue Note*

<부여맛집> 서동한우 : 드라이 에이징 등심, 육회

국립 부여박물관의 금동 대향로, 그리고 정림사지 5층 석탑을 실견하기 위해 차를 몰고 부여를 다녀온 날은 하루종일 비가 거세게 내렸었다. 그래도 보고싶던 문화재들이었기에 눈호강을 실컷 하고 나니 부자가 된 느낌이었다. 정신적인 갈망과 허기는 면했지만, 이제 슬슬 시장기가 느껴지는 것 또한 어쩔 수 없었다. 부여맛집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시골통닭, 연잎밥등이 나오고 특이하게 서동한우라는 고깃집에 대한 후기가 많다. 우리식 고기집으로는 매우 드물게도 (아마도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드라이 에이징을 표방하는 곳이다. 드라이 에이징은 고기를 숙성하는 방법의 하나로 바로 생고기를 불판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건조 상태에서 고기를 숙성시켜서 더 부드러운 식감과 특유의 향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후기를 쓰는 지금에야 알게 되었지만 수요미식회에도 예전에 소개되어 좋은 평가를 받은 곳이라고... 어쨌든 부여 본점에서 시작하여 서울등으로 분점을 내었고, 고기의 숙성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한국식 드라이 에이징 숙성 고기를 선보인다니 호기심이 발동했다. 드라이에이징에 대해서는 예전에 이태원에 있던 부쳐스 컷이라는 양식당에서 한번 경험한 적이 있는데, 당시 큰 감흥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밑반찬들이 많이 나왔었는데 대표로 하나만 찍었다.

소고기 탕수엿던 것으로 기억한다.

 

 생고기 메뉴들도 있었지만

좌고우면할 필요는 없었다.

드라이 에이징 숙성 한우를 선택했다.

메뉴의 이름은 서동명품

 

 불판위에 올렸다.

마블링이 별로 없고

색깔도 약간 칙칙하다.

 

한두번 뒤집어 가며

적당히 익혀준다.

 

 이제 먹으면 된다.

식감은 푹신할 정도로 부드럽다.

그리고 정말 희안하게 고기에서 치즈향이 난다.

맛이 있고 없고의 차원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맛이다.

 

육회

고기를 다소 잘게 다지고 파, 고추장으로

국물이 자작하게 무쳐낸

전라도식 육회다.

맛있게 먹었다.

 

 숙성된 고기를 맛있거 먹고 있었더니

혹시 이것도 한번 맛을 보겠냐고 내어주셨다.

너무 숙성이 되어 상품으로 내어놓지는 못하는 것이었는데...

숙성된 향은 더욱 진하게 코끝을 자극했다.

맛있게 감사히 먹었다.

강한 치즈의 풍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좋아할 맛이다.

 

부여에서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길

부여는 아담하고 편안하고

조금은 쓸쓸한 느낌도 나는 곳이다.


서동한우의 서동은 아마도 사비백제를 통치했던 백제 무왕의 젊었을 적 이름을 뜻할 것이다. 보통은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곳이면, 백제라는 이미지에 적당히 편승해서 연잎밥등의 한식메뉴로 식단을 차리는 것이 일반적이고 무난한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런데 서동한우가 인상적인 이유는, 내가 아는 한은 서양식 숙성방법인 드라이에이징을 독자적으로 연구해서 메뉴에 적용시킨 열정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음식을 먹을 때 조용히 음미하며 먹는 편인데, 이날은 드라이에이징을 사장님과 함께 연구하신 실장님이 조곤조곤, 때로는 자부심에 차서 설명해주시는 걸 듣는 것이 즐거웠다. 숙성과정에서 당연히 고기의 중량도 줄고, 곰팡이등이 피어나서 버려야할 부분들도 많다고 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완성시킨 음식이기에 더욱 각별하다. 음식은 스토리와 역사가 있을 때 음식 이상의 문화적 경험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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