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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제주도 서귀포> 진주식당 : 전복 뚝배기, 전복죽

by *Blue Note*

<제주 서귀포> 진주식당

누구나 추억의 식당이 있다. 그냥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그 식당을 떠올리면 순식간에 나를 옛날 어느 시점으로 바로 순간이동시켜주는 그런 식당 말이다. 누구랑 같이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기억에 남았을 수도 있고, 또는 너무나 맛있게 만족한 식사를 했기에 그럴 수도 있고... 두 가지 다인 경우도 있겠다. 제주도 서귀포에 있는 진주식당이 나한테는 그랬다. 꽤 오래전부터 단골처럼 들렀던 곳이고, 이후 결혼해서 아빠가 된 후에도 제주도에 갈 때면 매번은 아니어도 가끔씩 갔었던 곳이다. 그래서 나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기억에 남아있는 식당이 진주식당이다. 이번 제주 여행 일정에 기당 미술관 관람이 있었는데 마침 진주식당과 매우 가까운 거리여서 오랜만에 들러보았다.

진주식당

 

 기본찬

톳나물 맛있다.

 

서비스로 나온 돔베고기

 

 전복죽

 

전복 뚝배기

 

사실은 진주식당에 대한 포스팅을 해야하나 조금 망설였다. 마지막 방문했을 때와 참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거나 평범한 음식점에 대해서는 글을 올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오늘 이 집을 언급하는 건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진주식당은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던 곳이어서 나름의 향수가 있었는데, 이번 방문으로 그 생각은 접어야 할 듯 하다. 참 맛있게 먹었던 전복죽과 뚝배기는 그저 평범했다. 그냥 아무데서나 먹을 수 있는 그런 맛이다. 진주식당의 뚝배기 국물은 냉면으로 치면 을지면옥의 육수처럼 뻥 뚫리면서도 고급스러운 풍미를 자랑했었다. 적어도 내 기억은 그렇다. 그 맛은 왠만한 제주도 음식점에서는 다 만드는 그런 뚝배기와는 확실히 구별되는 차별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맛을 찾을 수가 없다. 그 섭섭함이란 오래 간직해온 즐거운 기억을 빼앗긴 것 같은 억울함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장님이나 주방장이 바뀌었을 수도 있고, 조리법을 바꿨을 수도 있겠고... 그저 나는 단지 그날만 특별히 무슨 사정이 있어서 그랬을 거라고 믿고 싶다. 그래야만 일부러 그 곳을 찾아가서 결코 착하지 않은 가격을 지불하면서 식사한 나를 스스로 위로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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