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맛집> 진주회관 : 금강산 보글보글 섞어찌개
진주회관은 콩국수로 아주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나는 콩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국수의 국물을 콩으로 갈아서 만든다는 것도 좀 그렇고, 걸쭉한 식감, 살짝 비린 콩냄새도 별로다. 그런데도 진주회관에 간 이유는 이 집 콩국수가 그렇게 맛있다는 세간의 평때문이었다. 물론 일부러 찾아간 것은 아니고 근처에 전시를 보러 왔다가 조금 늦은 점심을 해결해야 했던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이 날 콩국수는 먹지 못했다. 겨울이라 콩국수는 하지 않는다고...ㅠㅠ. 결국 예정에도 없던 찌개를 주문했다. 메뉴판에 씌여있는대로 하자면 '금강산 보글보글 섞어찌개'되겠다.
진주회관
이유는 모르겠으나 서울시로부터
'미래유산'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평범, 단촐한 반찬
섞어찌개
소시지, 오징어, 두부, 채소가 들어있다.
섞어찌개의 이름이 왜 '금강산 보글보글 섞어찌개'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긴 이름인 것은 사실... 금강산과 섞어찌개의 조합은 생뚱맞다는 생각인데, 문득 명동에 있는 유명한 섞어찌개 전문점인 '금강 섞어찌개'가 연상되기는 했다. 금강 섞어찌개와 비슷한 구성이기는 한데 맛은 다르다. 진주회관의 섞어찌개는 오징어가 상대적으로 덜 들어가서 특유의 구수한 맛이 덜했고, 마늘이 듬뿍 들어간 양념장이 아니어서 국물맛도 차이가 있었다. 굳이 얘기하자면 섞어찌개라기 보다는 그저 흔한 부대찌개쪽에 가까웠다. 맛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추운 날씨에 찌개 끓여서 뜨끈하게 밥 한공기 비우고 났더니 든든했다. 하지만 콩국수를 맛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다. 겨울이라고 콩국수를 먹지 말라는 법은 없다. 여름에 많이 먹는 냉면도 사실은 겨울에 즐겨 먹었던 겨울 음식이다. 더구나 진주회관처럼 콩국수로 명성을 얻은 오래된 맛집이라면, 철에 상관없이 늘 있어야하는 메뉴가 바로 콩국수가 아닐까. 섞어찌개,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게다가 항정살, 등심, 생불고기 메뉴까지...ㅋ. 온갖 메뉴들을 백화점식으로 다 늘어놓은 것 역시 과연 이 집이 그 유명하다는 콩국수집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