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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교토 여행> 교토 가볼만한 곳 : 용안사 (료안지)

by *Blue Note*

<일본 교토 여행>  : 용안사 (료안지)

 

인화사 (닌나지)에서의 감동을 채 추스리지도 못한 상태에서 다시 용안사를 찾았다. 처음 계획은 버스를 타고 이동할 생각이었지만, 구글지도를 보니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보다도, 앞서 말한대로 인화사에서 본 아름다운 풍경과 건물들, 우아함과 기품이 넘치는 정원들에 대한 잔상과 눈맛을 조금 더 온전히 누리고 싶은 마음에, 그 모든 기억과 이미지들을 품기에는 걷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운 날씨였지만, 걷기에 그리 힘이 들지는 않았다. 일본의 미의식을 상징하는 정원, 그 중에서도 석정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용안사의 방장 정원을 만날 생각에 또 마음은 바빠지기만 했다. '천천히, 천천히 걷자'고 자신을 다독였지만 말이다.

 용안사 가는 길

인화사를 나와 걸었다.

한적하고 평화롭다

 

상점과 이름모를 신사

 

사진 오른쪽 길 건너에

용안사 입구가 있다

 

용안사 입구

 

 일반적인 관람코스는

정문을 지나 직진해서 방장 정원을 먼저 보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왼쪽 길을 타고

경용지를 먼저 봤다.

사진 오른쪽으로 경용지가 펼쳐진다.

 

 경용지

전형적인 지천회유식 정원이다.

 

산책길을 따라 방장 정원으로 향한다.

 

방장 정원입구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용안사 석정의 축소 모형

 

마루를 따라 걷다가 갑자기

왼쪽으로 그 유명한 석정이 펼쳐진다.

툇마루에 앉아 정원을 보는 것이

용안사 방문의 하이라이트다.

 

용안사 방장 현판

 

용안사 석정

일본 정원, 아니 일본 문화의 상징이다.

돌도 돌이지만 유채를 섞어 쌓은 담벼락에서는

기름이 배어나와 세월의 흐름속에 검게 변하였다.

 

쓰쿠바이, 우리 말로는 물확이다.

다실에 입장하기 전에 손을 씻는 곳이다.

사방에 각 한 글자씩 오유지족(吾唯知足)이라 새겼다.

 나는 오로지 족함을 안다는 뜻...

 

방장실 내부

미닫이 문으로 구분된 공간이다.

그림 (후스마에, 장벽화)을 그려 장식했다 

 

들어왔던 입구를 통해

이제 용안사를 나선다.

저 문을 지나치면 속세인 것이다.

 

경용지의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이 감탄을 자아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안사는 역시 방장 정원이 가지는 존재감이 너무나 컸다. 1975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일본 방문당시, 일본의 다른 사찰이나 왕궁, 혹은 유적지들을 제쳐두고 용안사를 방문했다는 것은, 마찬가지로 여왕이 방한했을 때 경복궁이나 창덕궁, 석굴암이 아닌 안동 하회마을을 선택한 것과 같은 의미라고 보면 된다. 가장 일본적인 것의 상징으로 용안사, 그 중에서도 방장 정원을 꼽은 것이다. 좌우로 25m, 상하 10m 로 크기는 80여평 정도밖에 안되지만 툇마루에 앉아 이 정원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고요한 심연으로 내려앉는다. 낮은 돌담, 기름이 배어나와 검게 변한 흙벽, 무심한 돌, 갈퀴질한 백사... 풀이나 나무 한그루 없는 그 공간에서 대자연과 우주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름다움과 긴장감 속의 석정에 대해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돌 15개를 동시에 볼 수 없다>거나 하는 유치한 스토리텔링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앞으로 이런 식의 설명이나 해설은 사찰측은 물론이고 여행 안내서등에서도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한다. 그래야 굳이 돌 15개을 찾아보겠다고 시간을 허비하는 어리석고 가련한 관람객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이 석정에 대한 몰이해와 문화적인 테러 (나는 테러라고 생각한다)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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