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맛집> 한암동 : 품격 있는 한식
오랜만에 서울 시립미술관에 들러 전시도 보고 덕수궁 돌담길도 걸었다.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서울은 급격하게 팽창했다. 강남을 중심으로 급격한 개발이 짧은 시간 안에 진행되었고, 상대적으로 강북은 낙후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강북은 육백년 도읍지로서의 많은 유적과 개발 이전의 모습을 그나마 간직하게 되었다. 유럽처럼 구도시와 신도시가 명확하게 나뉘어 있지는 않지만 성북동이나 서울의 궁궐 주변을 다녀보면 정겹고 푸근한 느낌이 든다. 음식점도 유서깊고 오래된 노포는 물론이고 경박스럽지 않은 손맛과 품격을 지키고 있는 곳들이 많다. 전시를 둘러보고 점심에는 정동길에 있는 한암동에서 한우 육회 비빔밥을 먹었다. 이 집은 한우 구이와 품격있는 한식을 선보이는 곳이다.
한암동
버섯 무침, 젓갈, 석박지
비빔밥에 딸려 나오는 된장찌개
육회 비빔밥
첫 인상부터 마음을 사로잡는다.
조심조심 정성스럽게...
식당이 있는 건물은
삼성 이병철 회장이 준공한 것이다.
단아하고 준수한
삼층석탑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옛 러시아 공사관 터
현재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암동 바로 옆에 있다.
조금 늦은 점심시간대에 방문했더니 일품요리는 안되고 식사류만 된다고 했다. 어차피 가볍게 식사할 생각이었지만 문제는 식사류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였다. 육회 비빔밥, 도미 솥밥, 한우 곰탕, 차돌 육개장 등 개성 넘치는 메뉴 중에서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한우 육회 비빔밥을 선택했다. 한우 전문점을 표방하는 한암동의 내공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화려하지만 가볍지 않은 비주얼에 우선 마음을 빼앗겼다. 육회 비빔밥이지만 고추장은 사용하지 않고 향긋한 간장으로만 양념을 해서 비빈다. 맛은..., 고급스럽다. 문화재 감상하듯 내내 음미하면서 천천히 먹고 싶은 비빔밥이다. 행복한 식사였다. 반드시 재방문할 것이다. 우대갈비, 갈빗살 수육, 육회, 육전, 도미 솥밥... 먹고 감탄해야 할 음식들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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