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 와인바> 차경
이 집의 상호가 <차경>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경치를 빌린다'는 뜻이다. 빌리는 수단은 '창'이다. 창을 통해서 집 밖의 자연 풍광을 집안으로 들여 온다는 뜻이리라. 그래서 창은 풍경을 담는 액자가 되는 것이고, 고정된 모습이 아니라 낮과 밤,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어쩌면 설치미술이나 미디어 아트와도 통하는 예술적 장치가 되는 것이다. 차경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빌려 온다는 개념도 생각할수록 뜻이 깊다. 해방촌의 가파른 언덕 꼭대기에 있는 와인바 <차경>에서는 감상하는 남산은 아름답다. 와인과 다양한 전통주, 특색있는 메뉴들과 꽤 잘 어울린다.
전면에 보이는 창
차경이라는 상호가 붙은이유다.
광어 세비체
레이다
칠레산 쇼비뇽 블랑이다.
훈제굴
크래카, 올리브와의
케미가 일품이다.
LA 갈비구이
이층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탁 트인 남산의 풍경이 시원하다. 우선 기분이 좋아진다. 저녁에 가서 야경을 본다면 그것대로 좋을 것이다. 이 날 주문한 음식들도 다 좋았는데, 특히 메뉴가 뻔하지 않아서 인상적이었다. 세비체는 요즘 와인바나 파인 다이닝에서 조금씩 등장하는 메뉴이긴 하지만 그래도 왠만한 완성도를 갖춘 곳은 의외로 적다. 묵은지와 세비체를 곁들인 것도 좋은 아이디어 같다. 훈제굴은 사실 기존 통조림 제품에 역시 기존 올리브, 크래커를 조합한 것이지만, 이것도 메뉴로 내놓은 곳은 거의 없었기에 반가운 마음에 주문했다(훈제굴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기에...). 잘 구워낸 LA 갈비도 좋았다. 아쉬운 점은 인테리어가 다소 휑하다는 것.... 테이블 배치, 사용된 의자, 벽면의 마감등등 좀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가격도 착하지 않다. 솔직히 꽤 비싸다는 생각이다. 영업하는 입장에서 여러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가격을 조금 현실화하고 양은 조금 늘이면 참 좋은 식당으로 등극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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