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의 백반기행> 분당 서현역 : 돼지고기 맛집, 모꼬지

<분당 서현역> 모꼬지 :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소개된 돼지고기 맛집 / 항정살과 짜글이 찌개

단골로 다니는 집들이 꽤 있지만, 분당의 모꼬지는 그중에서도 정말 단골이다. 이제는 사장님 부부와도 인사는 물론, 이런저런 가벼운 안부를 묻는 정도까지 됐다. 고기를 불판에 얹어서 구워 먹는 흔한 고기집이지만 그럼에도 특별하다. 소고기는 없고 돼지고기만 취급하는데 정말 좋은 고기를 쓴다. 다른 고기집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하고 맛있는 밑반찬들이 나온다. 아담한 공간에 테이블이 네다섯 정도... 오랜 시간 한 곳에서 영업했고, 메뉴의 변화도 거의 없다. 맛집의 조건을 거의 다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허영만의 백반기행, 성남 분당편>에도 방송되었는데, 사실 많이 기뻤지만 이제 모꼬지 가려면 줄서서 기다려야 할 것만 같아 걱정도 된다, ㅋㅋ. <모꼬지>라는 말은 잔치나 놀이를 위한 모임, 혹은 모이는 일을 뜻하는 우리말이라고 한다.

무채와 샐러리 장아찌

모꼬지를 규정짓는 밑반찬들이다.

콩나물 무침

이것도 중독성 강하다.

찌개

김치가 들어간 시원한 맛이다.

이제 고기를 굽기 시작한다.

돼지고기 항정살이다.

한꺼번에 굽지 않게 주의한다.

청양을 썰어넣은 새우젓도

불판에 같이 올려준다.

항정살이 어느정도 익으면

잘라주고

조금 더 기다린다.

절대 바싹 굽지 말자..!

소고기 부럽지 않은 항정살

그냥 먹어도 맛있고

소금이나 막장에 찍어 먹어도 별미다.

다시 새로 굽기 시작...

돼지고기든 소고기든

고기는 천천히 구워서

천천히 먹자, ㅋㅋ

짜글이 찌개

돼지고기, 두부, 양파를 넣고

자작하게 끓여낸 찌개다.

듬뿍 덜어낸 짜글이에

밥을 한 숟가락 말았다.

모꼬지에 가면 항상 항정살과 돼지 껍데기를 시킨다. 오겹살 구이, 돼지 생갈비, 마늘 돼지갈비 같은 메뉴도 있지만, 오랜 세월 단골로 다니면서 메뉴는 두 가지로 거의 확정했다. 이 집에서 가장 맛있을 뿐 아니라, 어디 내놔도 최고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품질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 품질의 항정살은 적당한 기름기와 육즙, 특유의 식감까지 정말 훌륭하다. 돼지 껍데기는 이 날 이미 다 팔려서 아쉽게 맛을 못 봤지만, 이 집의 돼지 껍데기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그런 돼지 껍데기가 아니라 껍질 아래로 두툼한 살이 실하게 붙어있는 그런 모양새다. 그래서 껍데기와 육질 좋은 돼지고기의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데, 이게 참 별미다. 거기에 일일이 손으로 채를 썰어 간장 소스를 뿌린 시원하고 아삭한 무채, 샐러드 장아찌까지 조연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짜글이 (돼지고기 넣고 맵고 짜게 끓여낸 충청도 음식)에 밥 한 공기로 식사까지 끝내면 기승전결을 잘 갖춘 소설처럼, 혹은 오케스트라처럼 즐거운 식사가 마무리된다.

<백반기행> 방송으로 한동안은 여기서 밥먹기 어려울 것이다. 좀 시간이 흘러 정리가 되고 나야 다시 방문할수 있을텐데, 단골 입장에서는 그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ㅋㅋ.

<허영만의 백반기행 분당편>에 소개된 모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