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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팝

<레너드 코헨> Famous Blue Raincoat : 슬픔속에 침잠된 사랑과 미움의 노래 (Songs of Love & Hate)

by *Blue Note*

<올드 팝송> 레너드 코헨 (Loenard Cohen) : Famous Blue Raincoat

통속적인 삼각관계 (love triangle)를 다룬 노래들은 드물지만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죠. 하지만, 레너드 코헨의 Famous Blue Ranincoat 처럼 단순한 애증을 넘어 자기연민, 원망, 용서와 회한, 무기력감이 이토록 아름답고 찬란하게 뒤섞여 있는 곡은 없을 것입니다. 곡 자체가 워낙 좋습니다. 그에 더해 코헨의 무심한 듯 읊조리는 목소리, 부드럽지만 칼끝처럼 영혼을 파고드는 어커스틱 기타, 곡 중간중간에 코헨의 목소리를 받혀주는 여성 백보컬은 노래라기보다 조용한 흐느낌처럼 처연합니다. 이 곡은 자신의 아내 Jane과 통정한 남자(곡에서는 my brother, my killer 라고 지칭됩니다)에게, 아내를 빼앗긴 남자가 쓰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노래에서는 명확치 않지만 (혹은 제 영어실력이 받쳐주지 못해 해석이 안된 이유로) Jane 은 잠시 화자에게 다시 돌아오는데, 그녀의 손에는 그 남자 스스로 잘라준 그의 머리카락이 들려있었고... Jane 은 여전히 그를 못잊는 듯 합니다. 이후 화자의 복잡 미묘한 감정의 편린들이 상징과 은유의 옷을 입고 노래를 따라 끈적끈적 흘러내립니다.  

출처 : http://youtu.be/to-92wQaBS4유투브 게시자 : qwerppooiiuu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들에게 가사의 느낌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더구나 코헨의 가사는 지극히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것으로 유명하지요. 가령 You'd been to the station to meet every train. And you came home without Lili Marlene.같은 가사에서 릴리 마를렌(Lili Marlene)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과 연합군 모두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동명의 노래에 나오는 여자 이름(사실은 고향에 남겨둔 애인 Lili 와 전장에서 만난 간호사 Marlene 을 합성한 이름)으로 무슨 이유로 코헨이 이런 표현을 했는지는 제 나름 추측만 할 뿐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비한방울 오지 않는 '깊은 사막에 집을 짓고 있는' 남자의 Blue Raincoat 가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상황, 더할 수 없는 아픔을 준 연적에게 편지를 쓰면서 '너를 그리워하고 용서했다고, 내 인생을 훼방놓아줘서 기쁘다'고 말하는, 언뜻 위선적이고 역설적인 가사들이 참 불편하고 많이 외롭습니다. 시원스레 흘러가지 못하고 바닥에 고인, 알듯말듯 복잡한 감정의 웅덩이처럼, 신발 밑창에 집요하게 붙어버린 껌딱지처럼...

단순히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는 틀에 박히고 진부한 찬사에 가두어두기에는 너무나 그 존재감이 큰, 위대한 싱어송 라이터 레너드 코헨의 Famous Blue Raincoat 는 1970년대 초에 발표되었습니다.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은 Songs of Love & Hat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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