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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서촌 맛집> 수요미식회 계단집 : 소라찜, 쭈꾸미 숙회

by *Blue Note*

 <수요미식회 맛집> 계단집 : 참소라, 쭈꾸미 숙회

 

서촌 계단집은 원래 유명했던 곳이다. 그런데 가본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번 너무 오래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근처 체부동 잔치집이나 단골인 뚱낙원으로 발길을 돌렸었다. 그 사이 얼마전 수요미식회에서 계단집을 소개하는 바람에 손님들은 더 미어터지고 아예 포기할까 하다가, 살짝 오기도 생기고 무엇보다 싱싱한 해산물 삶는 솜씨가 예술이라는 방송멘트에 혹 해서 아예 작정하고 평일로 날을 잡았다. 오픈 시간이 다섯시 정도라고 해서 대충 그 시간에 맞춰 갔는데, 뭐 그래도 대기번호표를 받아 기다려야 했다. 근처 맥주집 킬리뱅뱅에서 생맥주 한잔 하면서 얼추 삼십여분을 기다렸다가 들어갔다. 계단집은 지하철 경복궁역을 나와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로 명명된 좁은 골목길에 있다.

 

계단집

맞은편에 별관을 하나 새로 열기는 했지만

여전히 좁고 테이블이 많지 않다.

 

기본 세팅

더할 수 없이 단촐하다.

 

홍합탕이 하나 딸려 나온다.

맛은 평범하다.

후기를 보면 넘 싱싱하고 국물이 환상이고,

뭐 그런 얘기들이 많은데

나한테 그저 그랬다.

뭐든지 좋게 보면 한없이 좋게 보인다는 생각...ㅋ 

 

좁은 실내

벽면에 가득찬 낙서들...

소위 맛집들의 천편일률적 마케팅용 인테리어 되겠다.

뭐 그래도 정겹다.

 

 

소라 숙회

맛있게 잘 삶았다.

 

쭈꾸미도 하나 시켜보았다.

제철이라 알도 튼실하고 맛있다.

 

 

싱싱한 참소라와 쭈꾸미를 안주삼아 아직 해도 지지 않은 시간부터 소주를 깠다. 잘 삶아진 해산물이라 감칠맛과 조직감이 훌륭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오래 기다리는 것을 즐기고, 방송에 나온 집을 가보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면 몰라도, 싱싱한 해산물에 소주한잔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굳이 계단집을 갈 이유가 있을지 의문이다. 바꿔 말하면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가락시장보다 계단집이 나은 점을 전혀 찾을 수 없다는 것. 적어도 가격과 선도, 삶는 기술, 맛에 있어서 계단집에 대한 현재의 일방적인 찬사는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다. 계단집은 서촌이라는 낭만적 분위기, 메뉴의 희소성(서촌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에서 해산물 전문점은 이곳 외에는 없다), 지속적인 방송출연(수요미식회 이전에도 이미 다수의 먹방프로에 소개되었다), 그에 따른 블로거들의 열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한번 정도는 명소탐방 하는 기분으로 방문할 수 있겠으나, 손맛이나 양념의 특별한 비법이 있는 음식도 아닌 소라나 쭈꾸미 숙회를 먹자고 손등에 번호표 붙힌 채 그렇게 긴 시간을 좁은 골목길에서 두번 다시 기다릴 생각은 없다. 이제는 먹방 출연자들의 열광을 가려들을 때도 됐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출연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찬하면 마음이 마구 흔들리는 걸 어쩔 수 없다는 것,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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