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해물포차> 진격대포
대한민국에서 입소문으로 인기를 얻는 음식점들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우선 시스템이 선진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가령 삼겹살 체인점인 하남 돼지집의 경우, 젊은 직원들이 테이블마다 다니면서 고기를 잘라주고, 타지않게 잘 구워준다. 게다가 볼거리도 함께 제공해주는데, 가령 직원이 휴대하고 있는 온도측정기로 불판의 온도를 측정해서, 특정 온도 (고기가 가장 맛있게 구워진다는 온도, ㅋㅋ)에 도달했을때 고기를 굽기시작한다거나... 사실 모두 쇼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하남 돼지집의 삼겹살이나 고기들은 굽는 온도를 따질만큼 높은 등급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절대 두번 갈 수 없는 집이 하남 돼지집이다). 그냥 해프닝이고, 요란한 마케팅 기법일뿐... 이런 인기있는 집의 또다른 특징은 메뉴판이 깔끔하고, 복잡하고, 뭔가 푸짐해보인다는 것이다. 인테리어가 아주 고급은 아니지만, 널찍하고 쾌적한 것도 특징... 그런 점에서 오늘 소개하는 진격대포도 마찬가지다. 랍스터 해물 조개찜, 해물찜, 해물탕, 사시미 세트... 이 집은 해물포차를 표방하는데, 거기에 랍스터라는 특별 상품을 전면에 걸었다. 랍스터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속에는 아주 비싼 고급 해산물... 그걸 포차에서 먹을 수 있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만으로도 이미 괜찮은 마케팅이다. 사실 내용에 비해 결코 착하지 않은 가격인데, 사람들은 착한 가격에 랍스터를 먹었다고 감사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ㅋㅋ.
광어, 연어
종류는 둘째치고
접시에서 네개의 커다란 돌덩어리와
이름모를 쌩뚱맞은 꽃을 제외하면
도대체 회는 몇점이나 되는지 보면...
랍스터 회
가격이 크게 비싸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랍스터의 크기를 생각하면 착하지 않다.
일종의 착시...
가리비, 전복, 게불, 멍게, 비단멍게...
문어숙회는 식감이 질기고
만들어 놓은지 좀 된듯한 느낌.
꽃장식과 돌들 치우고
좀 작은 그릇에 예쁘게 플레이팅 했으면
훨 나았을 것이다.
실제로 괜찮은 이자카야나 일식 다이닝바에서는
요즘 그렇게들 많이 한다.
더 푸짐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니까.
랍스터 버터구이
튀김인데 뭐였는지 기억은 없다.
매운탕
진격대포(進擊大砲)... 뜻을 풀어보면, '나아가 치는 커다란 포' 되시겠다. 상호가 아주 공격적이다. 게다가 블로그등에 올려진 후기를 보면 '비주얼 깡패'같은 단어들이 많다. 상호와 후기가 모두 쎄다, ㅋㅋ. 하긴 우리나라 사람들은 뭔가 화끈하고 자극적인 표현을 좋아하니까... 그래도 나는 편안한 이름을 가진 편안한 식당에서 즐겁게 식사하고, 편안한고 순한 후기를 쓰고 싶다. 이날 모임을 주관한 친구를 포함해서 일행 모두 요란한 빈 깡통같은 메뉴판과 맛, 분위기에 금방 지쳐버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칭찬하고 열광하는 곳에 대해 아니라고 쓰자니 은근 부담감도 있으나, 그들처럼 나도 내가 느낀대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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