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동 일식집> 긴자
분당 서현동에 있는 일식당 긴자는 몇차례 포스팅했던 곳이다. 요즘 유행처럼 유명 쉐프의 이름을 앞세워 '무슨 무슨 쉐프가 오픈한 스시야' 같은 것은 없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일식 파인다이닝'이라는 말도 좀 거북하다. 그냥 일식집, 일식당 하면 될 것을 양식에나 어울리는 파인다이닝이라는 말을 억지로 갖다 붙힌건데 난데없고 좀 우스꽝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미들급 스시야'라는 신조어도 있다. 이게 무슨 권투시합도 아닌데 '미들급'이라니... 그럼 헤비급 일식당, 헤비급 스시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오히려 이런 황당한 개념과 신조어가 스스로 격을 떨어뜨리고 경박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말이 옆으로 샜는데, 긴자는 우선 그런 실체도 모호한 선전문구가 없어서 좋다. 그냥 괜찮은 일식당인 것이다. 쉐프의 경력을 거창하게 늘어놓지도 않고 어설프게 퓨전을 시도하지도 않지만, 좋은 재료와 편안한 분위기, 조용히 배려해주는 직원들이 있는 꽤 오래된 일식당이다.
매생이죽, 초절임, 마, 어란등등
정갈하게 플레이팅 된 사시미
사시미는 묵은지와 함께 먹기도 하고
와다 소스에 찍어먹어도 별미다
참치, 돌멍게
스시
연어머리 조림
튀김
식사는 알밥과 지리
코스의 구성은 큰 변화없이 늘 비슷하다. 그래서 좀 심심할 수도 있지만, 좋게 보면 안정감이 있고 크게 어색할 일도 없다. 이번 방문에서는 다른 때보다 특히 사시미가 좋았다. 적절한 양감에서 오는 식감은 재료 특유의 조직감과는 다소 다른데, 입안 가득 채운 사시미에서 느껴지는 풍성함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날의 사시미가 인상적이었던 또다른 이유는 잘 숙성된 생선회의 감칠맛 때문이다. 적절하게 숙성된 사시미의 풍미는 양감, 질감에 이어 맛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요소이다. 분당지역에서 오랫동안 터주대감 노릇을 해 온 일식당인만큼 긴자가 앞으로도 그에 걸맞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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