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 한정식집> 남도애꽃 : 남도 한정식 코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 먹는 스타일, 선호하는 분위기가 다 다르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퍼질러 앉아서 시끌벅적하게 떠들면서 먹는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편안하게 식사하는 걸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음식의 가짓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품 요리를 한두개 시켜서 음미하는 단품파가 있는가하면, 계속 이어지는 다양한 요리에 환호하는 코스파도 있다. 나로 말하면 전자에 가깝다. 하지만 가끔은 자의반 타의반 코스 요리를 선택하게 될 때도 있다. 얼마전 대학동기 모임을 한 남도애꽃은 이러한 코스요리에 특화되어 있는 남도 음식 전문 한정식집이다.
샐러드
상큼하고 깔끔하다.
과메기
내가 알고 있기로는
과메기는 경상도 포항 구룡포가 원조인데...
하지만 무슨 상관이랴
잘 건조되어 비리지 않고
아주 맛있다.
생선회
연어, 광어등...
아마도 초무침...
문어, 멍게, 석화...
꼬막 무침
대구탕...
혹시나 민어탕이 아닐까 기대를 했지만, ㅋㅋ
그래도 맛있었다.
낙지육회 탕탕이
메뉴판의 이름은 목포 소낙탕탕이
매운 갈비찜
이름과 달리 많이 안 맵고 달달하다.
큼직한 단호박이 들어있다.
전복찜
잘 쪄낸 전복위에
아름모를 갖은 향채를
고명으로 얹었다.
비주얼, 맛 모두 훌륭하다
홍어삼합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남도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음식이니
한점은 먹어줘야지, ㅎㅎ
칼칼한 낙지 볶음
먹기 좋게 손질된 보리굴비
화려한 전라도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남도음식점답게 요리의 종류가 다채롭다. 가짓수가 많아 각종 전과 낙지 호롱구이등등은 사진에 미처 다 담지 못했다. 식기나 플레이팅에도 신경을 써서 음식이 훨씬 더 맛깔스러워 보였다. 물론 맛도 만족스러웠는데 특히 과메기와 전복찜은 훌륭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코스 요리를 먹을 때 흔히 맞딱뜨리는 상황이긴 하지만 이 집도 준비된 음식들이 좀 두서없이 정신없이 나온다는 것이다. 막 떠 안기는 느낌... 그래서 먹는 사람도 마음이 급해져서 느긋하게 맛을 즐기고 편안히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안 된다. 밥 먹는 게 아니라 무슨 숙제 해결하는 기분이 든다. 사실 이건 좀 문제다. 번잡스럽지 않게, 식사하는 사람들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조용히 적절한 타이밍으로 서빙해주길 바라는 것이 너무 과한 바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시장통의 실비집이나 삼겹살집이 아닌 소위 '남도음식'을 표방하는 한정식집이라면 말이다. 뭐 사실 먹느라 정신팔려 느긋하게 페이스 조절하지 못한 내 책임도 작지는 않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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