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맛집> 안전식당의 동태찌개
석달정도 묵혀두었던 제주 여행 관련 포스팅을 이제야 올린다. 김치나 와인도 아닌데 이렇게 오래 묵혀두었던 이유는 단지 나의 귀차니즘때문이다. 여행전에 대강의 방문지와 음식점 몇 곳 정도를 미리 계획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번 제주여행 역시 그런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이번엔 특히 그동안 미처 방문하지 못했던 불탑사에서 현무암 석탑 (불탑사 오층석탑)을 보고, 제주의 복신미륵인 동자복과 서자복 찾아나서는 탐험(?)과 함께, 기당 미술관에서 변시지의 작품들을 실견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가지고 여행을 시작했다. 각설하고, 그래도 배는 든든하게 채워야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 있는 법, 새벽 비행기로 제주에 떨어지고 나니 우선 요기를 해야했다. 전날 술을 먹지는 않았으나, 날도 춥고 새벽부터 수선을 떤 탓에 뜨끈한 국물에 속을 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미리 검색해둔 곳중에 동태찌개 전문점인 안전식당을 별 고민없이 첫번째 식당으로 선택했다.
안전식당
이른시간이라 한산했다
반찬은 제법 구색을 갖추었다.
오뎅무침과 오징어 젓갈이 먹을만하다.
동태찌개
펄펄 끓여서 나오기때문에
우선 보기만해도
속이 뜨끈해지는 기분이다.
매운 정도를 선택할 수 있는데
매운거 잘 못먹는 나는 중간맛으로 선택
동태의 살과 곤이(사실은 내장)가
넉넉하게 들어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안전식당은 제주에서 아주 유명한 곳이었다. 이 집의 동태찌개를 맛보기 위해서는 대부분 줄서서 기다려야 하고, 그나마도 영업시간이 길지 않아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해서 점심까지만 영업하기 때문, ㅋㅋ. 메뉴는 김치찌개와 동태찌개 두개만 있는 것 같은데, 역시 대표메뉴는 동태찌개... 맛은 깔끔하다기 보다는 진한 쪽에 가깝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이다. 맑게 똑 떨어지는 국물을 선호한다면 안전식당의 동태찌개는 텁텁하게 느껴질 수 있다. 나로말하면 맛이 좀 강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 먹고나서 입안이 그리 개운하지는 않은 느낌... 이 집의 동태찌개와 가장 대척점에 있는 곳을 꼽으라면 서울에 있는 '갯바위'의 대구탕일 것이다. 아무래도 나는 맑고 은근한 맛에 더 끌린다. 하지만 그거야 말그대로 취향의 문제일뿐. 안전식당의 동태찌개는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잘 유지해서 많은 이들의 지친 속을 달래주면 될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안전식당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또다른 동태찌개 전문점인 슬기식당을 한번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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