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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라도

<부안 가볼만한 곳> 내소사 : 전나무길, 대웅보전, 설선당, 꽃살문

by *Blue Note*

<전북 부안 여행> 내소사

 

부안의 내소사는 고창 선운사의 말사다. 하지만 내소사는 선운사 못지 않게, 어쩌면 오히려 더 마음 푸근해지는 사찰이 아닐까 싶다. 아름다운 전나무 숲길, 다채로운 전각과 문화재들은 이 절을 특별하게 만드는 무대 장치다. 십년도 더 된 오래 전에 내소사를 처음 방문했었다. 다른 절에서는 느끼기 어려웠던 담백하고 우아한 절집, 정교하지만 멋을 부리지 않은 꽃살문의 기억은 아직도 새롭다. 그래서 나에게 내소사는 충남 해미의 개심사와 함께 가장 편안했던 산사중 하나였다. 이번에 변산반도와 전라도 해남을 여행하면서 첫날 둘러볼 곳으로 일찌감치 낙점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때문이었다.

내소사 일주문

<능가산 내소사>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일주문을 지나면

이렇게 호젓한 전나무 숲길이 펼쳐진다.

 

천왕문

 

천왕문을 통과한 후

뒤돌아서서 본 풍경

오른쪽의 나무가 유명한 군나무이다.

 

군나무는 느티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다.

내소사 군나무는 수령이 천년이 넘는다고 한다.

 

능가산을 마주한 방향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보종각

한칸 짜리 종각이지만

겹처마와 화려한 공포

처마를 받치고 있는 활주(活柱)까지 한껏 멋을 부렸다.

 

보종각내에 있는 동종

통일신라 시대의 형식을 계승한

고려시대의 종이다.

보물 제 277호

 

범종각

최근에 지은 건물이다.

법고, 목어,

그리고 보종각의 종을 대신하여

새로 제작해 걸어둔 범종이 있다.

 

봉래루

보종각과 범종각 사이에 있는 누각이다.

 

설선당과 요사체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설선당이고

요사체는 뒷쪽으로 'ㄷ'자 형태로

설선당과 붙어있다.

설선당은 강의, 참선을 위한 시설이고

요사체는 스님들의 생활공간이다.

<내소사> 현판이 법당이 아닌

설선당에 걸린 것도 이채롭다.

 

내소사 대웅보전과 삼층석탑

삼층석탑은 신라의 양식을 충실히 계승한

고려시대의 석탑이다.

 

현판은 원교 이광사가 썼다.

기름기 하나 없는 간결한 필체다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모셨다.

불상뒤로 벽에 그린 관음보살상은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한다.

 

내소사 대웅보전의 꽃살문

조선시대 목공예의 안목과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대웅보전 좌측에 있는 조사당

내소사의 고승들을 봉안하여 모신 곳이다.

 

지장전

지장보살을 모신 곳으로

명부전이라고도 한다.

 

무설당

대웅보전의 왼쪽 아래쪽에 있는 건물로

사찰에서 예불을 담당하는

부전스님의 요사체라고 한다.

 

삼성각

산신, 칠성신, 독성(나반존자)를 모신 곳이다.

지장전 뒤쪽에 있다.

 

해우소

 

내소사는 참 볼 것이 많은 절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곧바로 나타나는 전나무길은 이 절집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오대산 월정사, 광릉 수목원의 전나무숲길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전나무 숲길로 꼽힐만큼 아름답다. 외부에서 들여온 것으로 전해지는 보종각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전각들이 말 그대로 검이불루. 화이불치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내소사 건물들의 무단청이 이러한 높은 수준의 미적 경지를 구현하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믿는다. 본래 단청이 없었던 것이 아니고 흐르는 시간속에 단청칠이 벗겨져서 생긴 결과이지만, 나무의 질감과 무늬가 그대로 드러나는 처마, 공포, 문살들에는 겸손함과 조용한 포용의 정신이 흐르는 것 같다. 쇠못하나 사용하지 않고 나무로만 깍아 끼운 대웅보전, 연꼿과 국화가 만발한 꽃살문, 그리고 조선의 명필 이광사의 가늘지만 힘찬 기운이 묻어나는 현판까지... 생활공간인 설선당과 요사체 또한 그 범상치 않은 존재감이 오히려 법당인 대웅보전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 자체로 아름다운 한국의 목조건물인 설선당은 안마당을 품은 특이한 'ㅁ'자 구조에 지면의 높이차를 이용한 이층구조도 신선하다. 이 모든 훌륭한 것들이 모두 합하여 내소사의 '전체로서의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것이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절의 첫 관문인 일주문을 향해 가는 길이 주변의 음식점과 기념품점으로 인해 너무나 번잡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주문까지 시멘트로 넓다란 길을 닦아놓아서 산사의 고즈넉한 맛을 느끼는데 많은 방해가 된다. 같은 선운사의 말사지만 가까이 있는 개암사와 많이 비교되는 풍경이다. 하긴 달리 생각해보면, 사바세계 중생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과 맞닿는 곳에 절집이 있는 것이 어쩌면 필요하고 더 어울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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