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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라도

<전남 화순 가볼만한 곳> 벽나리 민불 : 아름다운 석불

by *Blue Note*

<전남 화순> 벽나리 민불 (대리 석불입상) : 해맑게 웃는 부처님

 

오랫동안 묵혀 두었던 전남 여행의 사진 정리를 끝냈다. 지난 여름이었으니 나의 게으름도 대단하다고 느낀다, ㅋ. 화순은 목적지가 아니고 해남으로 가는 경유지였지만, 꼭 들러서 보고 싶은 것이 하나 있었다. 벽나리에 있는 민불(民佛)이 그것이다. 민불은 사찰에 있는 정형화된 부처님이 아니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민간에서 만든 불상을 말한다. 그림으로 치자면, 사대부나 화원이 그린 그림이 아닌, 누가 그렸는지 인장도 없는 민화에 해당된다고 하면 어느정도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민불을 처음 본 것은 성북동 우리옛돌박물관에서였다. 투박하고 강렬하지만 어딘지 정겨운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검색해보니 전라남도 화순에 멋진 민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화순 벽나리 민불이다. 벽나리 민불의 공식적인 이름은 <대리석불입상>이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서가 아니라 이곳의 지명이 화순읍 대리이기에 붙혀진 이름이다. 벽나리 민불을 만난 때는 햇빛 강렬한 푹푹찌는 여름날이었다.

아무도 없는 들판에

나무 사이로 서 있는 기다란 돌 덩어리

 

들판을 바라보는 민불 뒤쪽으로

논에 물을 대는 관개시설이 있다.

 

느티나무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이

민불의 몸을 비춘다.

 

민불옆의 느티나무는

일종의 당산나무 역할을 한다.

 

직접 보면 생각보다 훨씬 크다

높이 3.5m의 화강암 돌기둥에

최소한의 조각만 했다.

 

뭉뚝한 코, 가는 눈매,

무심한 듯 웃고 있는 정다운 모습

조선 후기에 제작되었다.

 

논에서 일하시던 주민분

기꺼이 촬영에 응해주셨다.

민불의 현신인듯, 많이 닮았다...

 

벽나리 민불에 대한 소개 전문을 옮겨본다. <이 석불은 높이 350cm 의 돌기둥에 가까운 자연석을 사각형으로 다듬어서 만들었는데 뒤쪽에서 보면 자연석으로 보이며, 전면에 상호만 돋을 새김을 하고 나머지 신체부분은 선각으로 처리하였다. 석상의 두께는 56cm이고 너비는 90cm 의 화강암으로 이루어져있다. 상호는 사각형이며 육계는 표현되지 않고 목에 불상의 특징인 삼도가 없다. 넓적한 코, 부라린 눈등 장승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 보이며 턱과 구분되지 않고 바로 어깨로 연결되는 기법은 조선후기에 나타나는 석장승에서 흔히 보는 기법이다. 하지만 우측 손을 가슴에 대고 왼손은 배 밑으로 내려 연꽃을 들고 있어 관음보살상으로볼 수 있으나 보관이 없어 분명치 않다. 또한 머리 위의 육계는 생략되어도 민머리로 처리하여 지장보살일 가능성도 있는데 조선후기 불교와 민간신앙이 혼합된 유적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산사의 법당에 근엄하게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중생들의 삶 한가운데로 내려온 부처, 표현 기법에 민간 신앙적인 요소가 결합되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미륵불로 보는 견해가 더 설득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위엄과 권위보다는 친근함가 푸근함을 안겨주는 돌부처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날, 여름 한낮의 폭염은 대단했다. 그래서 더 사방이 적막하고 고요하다고 느꼈는지도 모른다. 이 날 벽나리 민불을 보고, 사진찍으면서 받은 마음의 울림은 컸다. 앞쪽으로 논, 바로 뒷쪽으로는 아스팔트 대로변이 붙어있는, 참으로 불협의 위치에 느티나무 두 그루와 함께 덩그러니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돌기둥... 그 길쭉한 돌에 부처의 얼굴을 새긴 민초들의 소박하고도 절절한 바램이 전해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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