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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라도

<세계문화유산> 대흥사 : 가허루, 천불전, 용화당

by *Blue Note*

<전라도 해남 가볼만한 곳> 대흥사 : 남원구역

 

지난번 소개한 대흥사의 북원구역에 이어 오늘은 남원구역을 살펴보기로 한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산사 7곳중 대흥사는 가람배치가 가장 독특한 곳이다. 생각보다 절의 규모도 상당하다. 전각들의 편액은 조선시대 명필들의 글씨로 채워져 있고, 개성이 강한 건축물들이 때로는 단아하게 때로는 화려하고 세련되게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 본전인 대웅보전이 있는 북원에 비해, 남원구역은 여성스럽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아기자기한 멋이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가허루, 천불전, 봉향각, 용화당등이 남원구역의 당우들이다. 그와 더불어 건축물은 아니지만, 해탈문을 사이에 두고 위치한 무염지와 석조도 빼놓을 수 없다.

연리근 너머로 보이는 북원구역을 떠나

남원구역으로 들어섰다.

 

볌종루

측면의 모습이다.

 

가허루

남원구역의 출입문으로

사찰의 중심에 있다.

휘어진 자연목으로 만든 문턱 너머로

천불전이 보인다.

 

 천불전을 등지고 본 가허루

단층 주심포 맞배지붕 건물이다.

 

천불전

정면 3칸, 측면3칸의

다포계 팔작지붕의

전형적인 조선후기 건물이다.

보물 제 1807호

 

천불전안에는

목조 석가모니불과 문수, 보현보살

그리고 그 주위로 천불상이 봉안되어 있다.

천불은 경주 불석산의 옥돌로 조성한 것이다.

 

 천불전 편액은 원사 이광사가 썼다.

 

봉향각

천불전을 뒤로하고 우측에 있다.

자세한 설명은 없고 스님들의 요사체라고 한다.

 

용화당

지형은 그대로 둔 채

기둥의 높낮이를 조정하여 건축한

자연 친화적인 요사체다.

편액은 구한말 서예가인

성당 김돈희가 썼다.

 

남원구역

맨 아래사진에서 좌측부터

가허루, 천불전, 용화당

 

 무염지

아름다운 연못이다.

초의선사가 만들었다고 한다.

풍수상 화기를 막고

화재시 실제로 물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대흥사 수조와 범종루

나에겐 대흥사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중 하나다.

 

범종루는 원래 북원 대웅보전과

응진전 사이에 있었다고 한다.

근래에 들어 가허루 앞으로 옮겼는데

내 짧은 생각에는 이 자리가 맞는 것 같다.

멀찍이 떨어져서 보는 눈맛이 일품이다.

 

 해탈문 (후면)

이제 아쉬움을 남기고

이 문을 나서야 할 시간이다

 

승탑밭

초의 선사의 부도는 확인하였으나

사명대사 휴정의 부도는

결국 사진에 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일주문을 나서니

이제 다시 속세다...

 

대흥사 산책길

콘크리드 진입로 바로 옆으로

이렇게 호젓하고 운치 넘치는 산책로가 있다.

 

북원구역이 대웅보전의 웅장함과 이광사, 김정희의 글씨로 감동을 주었다면, 남원구역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자연친화적인 전각과 당우들로 인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용화당은 스님들의 교육을 위한 강당 겸 선방으로 사용된 요사체로 남쪽부분은 'ㄱ'자로 꺾여 돌출시킨 부분이 있는데 맞배지붕을 얹어 연결시켰고 다른 쪽은 팔작지붕으로 꾸몄다. 기존의 형식이나 기법에 구애받지 않는 실용성과 자유로움이 느껴졌고, 건축 자체도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작지만 다채롭고 화려했던 천불전도 인상적이었다. 천불전 설명을 읽어보니 1817년 천불을 싣고 대흥사로 향하던 배가 부산 앞바다에서 태풍을 만나 표류해 일본 규슈로 갔다가 다음 해에야 돌아왔다고 한다. 그래서 천불 가운데는 어깨에 '日'자가 적힌 것도 있다. 재미있는 내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불이 걸치고 있는 가사를 4년에 한번 바꾸어 주는 불사가 있는데, 부처님이 수하셨던 가사를 소장하게 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어서 많은 이들이 참여한다고... 종교와 구복(求福)이 다른 이름, 같은 뜻이 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ㅋㅋ. 남원구역의 전각들과 해탈문 사이의 넓은 공간에는 무염지, 수조, 범종루가 절묘한 거리와 각도로 배치되어 있다. 나는 이것을 긴장감과 푸근함이 서로를 내치지 않고 병치 (騈置 한자가 맞는지 모르겠다, ㅋㅋ) 되어 있는 상태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 공간속에서 한동안 시간을 보냈다. 다른 사찰에서는 잘 만나지 못했던 독특하고 특별한, 좋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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