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맛집> 광화문 국밥 : 돼지국밥 / 매콤 양무침
음식을 조리하고 먹는 방법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지만, 우리나라의 국밥 역시 특이하다면 특이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국이라는 음식 자체가 그렇다. 외국으로 치면 스프에 해당될 터인데, 전채로 나오는 스프와는 달리 우리의 국은 당당한 주전이다. 그 국에 밥을 말아서 국밥으로 만들어 먹는 방식은 우리 음식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일 것이다. 국밥은 종류도 다양하다. 순대국밥, 콩나물 국밥, 선지국밥, 소머리 국밥, 장터국밥, 우거지 국밥... 국종류에 밥만 말으면 모두 국밥이 되니 많을수 밖에, ㅋㅋ. 돼지국밥은 말 그대로 돼지고기로 육수를 뽑아 만든다. 잘못 우려내면 텁텁하고 누린내가 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다. 나름의 노하우와 내공이 있어야 잘 만들수 있는 음식인 셈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광화문 국밥은 돼지국밥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이미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는 박찬일 쉐프가 오픈한 곳으로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광화문 국밥
정동 골목길에 있다.
단촐한 찬
돼지국밥
심상치 않은 비주얼이다.
맑은 국물에
송송 썰은 부추가 넉넉히 들어갔다.
맛이 많이 궁금하다.
매콤양무침
광화문 동화면세점 뒷쪽 골목길을 따라가면 주차장과 붙어있는 허름한 건물이 나오는데, 이곳 1층이 광화문 국밥집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건물은 왠지 처음부터 광화문 국밥집어어야만 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잘 어울린다는 얘기... 작은 입구에 밝혀진 조명이 따뜻하다. 처음 방문했으므로 대표메뉴인 국밥을 우선 시키고 다른 메뉴들을 찬찬히 살폈다. 눈에 들어온 매콤 양무침... 덩달아 맥주도 한 병 시키고.... 요렇게만 주문했어도 식탁이 풍성하고 마음도 부자가 되었다. 돼지국밥은 이미 보기만해도 맑은 국물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맛을 보니 과연 일품이었다. 비유가 황당하지만 잘 익은 동치미국물을 마셨을 때의 그 청량함과 본질적으로 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면에서는 을지면옥의 평양냉면 육수와도 비슷하다 (물론 국밥과 냉면육수의 온도차는 상당하다, ㅋㅋ). 매콤 양무침에 대해 얘기 안할 수가 없다. 원래 양무침은 시중 음식점에서는 왠만해서 맛보기 어렵다. 거의 유일한 곳이 부민옥의 양무침 정도다. 그런데 이 집의 양무침은 이름처럼 매콤하면서도 상당히 신맛(산미)이 강하다. 이게 자꾸만 입맛을 자극한다. 거기에 양무침의 식감이 술을 부른다, ㅋㅋ. 잘 끓여낸 맑은 돼지국밥과 새콤한 양무침으로 오랜만에 먹는 즐거움을 만끽한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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