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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자하 신위 탄생 250주년 기념 서화전 (1)

by *Blue Note*

<국립중앙박물관 신위 탄생 서화> 자줏빛 노을에 물들다 

 

신위(1769-1845)는 조선 후기 문신으로 시, 그림, 글씨에 모두 능해서 삼절로 불렸다. 그림에서는 특히 대나무를 잘 그려서 이 정, 유덕장과 함께 조선의 3대 묵죽화가로도 손꼽힌다. 확실히 신위는 조선 후기 정선, 김홍도, 신윤복, 그리고 김정희 같은 낯익은 이름들에 비해서는 대중에게 조금 생소할 수 있으나, 문학과 서화를 겸비한 문인으로서 우리 문화사에서의 위치는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신위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이번 국립 중앙박물관에서 기획한 <신위 탄생 250주년 기념 서화전>이다. 부제는 신위의 호인 자하를 연상시키는 '자줏빛 노을에 물들다'이다. 오늘은 우선 그의 묵죽화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전시실에 들어서니

열폭의 대나무 그림이 먼저 시야을 사로잡는다.

 

묵죽도 10폭 화첩

원래 머릿병품으로 장황되어 있었다고 한다.

대숲, 죽순, 비에 젖은 댓잎,

바람에 날리는 댓가지등

다양한 대나무의 생태가 묘사되어 있다.

제 3폭에는 난초,

제 4폭에는 국화가 함께 그려져 있다.

 

대나무 (묵죽도)

탄력있는 필치, 경쾌하며

농담의 변화도 능숙하다는 설명이다.

19세기 전반

 

묵죽도

신위 묵죽도의 전형을 볼 수 있는 그림이라는 설명이다.

가느다란 줄기, 과하지 않게 달린 댓잎,

약간의 농담 표현은

이지적이고 고아한 인상을 풍긴다.

하단 제발에서 당나라 시인의

시구를 이용하여

대나무의 향기를 노래하였다.

 

대나무, 19세기 전반

두세 그루의 대나무가

상하의 사선으로 뻗어가는 구도,

여유로운 화면의 운용은

강세황 묵죽도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한다.

 

묵죽도 대련, 19세기 전반

바위와 대나무를 그린 두폭의 그림으로

원래 한쌍을 이룬 대련으로 추정된다.

신위의 초기작과 비교하면

필치가 더욱 빠르고 경쾌하며

번지기 수법이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자하 신위 탄생 250주년 기념 서화전

 

국립중앙박물관은 그 이름에 걸맞게 수준 높은 특별전시를 계속 개최하여 관람객들에게 눈호강을 시켜준다. 사실 신위에 대해서는 그가 대나무 그림을 잘 그린다는 사실 이외에 아는 것이 없었다. 시, 그림, 글씨에 일가를 이룬 삼절이라는 사실도 이번에야 알았다. 조선의 삼절을 찾아보니 강희안, 윤두서, 이인상, 강세황, 김정희, 전기 등의 이름들이 오르내리는 듯 하다. 그 중에서도 신위는 삼절이라는 자리매김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로 평가받는 듯 하다. 대나무 그림은 사군자 중에서도 가장 그리기 어렵다고 한다. 아직 묵죽도에 대해서는 감상하는 안목이 트이지 않아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하지만 그림을 대하고 설명을 참조한 후 다시 그림을 마주하니 단정하고 고매한 기품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묵죽도임을 느끼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구입해 놓고 다른 책들에 밀려 차일피일 미뤄 둔 사군자 화첩을 이제는 꺼내놓고 공부 좀 해야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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