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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화순 맛지> 구지가 : 갈치조림

by *Blue Note*

<화순 맛있는 집> 구지가 : 갈치조림

 

눈보라 치던 운주사를 둘러보고 나오니 으슬으스하고 배도 고팠다. 점심때 두부 전골을 아주 맛있게 먹긴 했지만 다시 또 뭔가 뜨끈하면서도 칼칼한 국물이 필요했다. 다행이 미리 찜해 두었던 밥집은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다. 갈치조림을 전문으로 하는 <구지가>라는 음식점이 이 날 저녁을 먹을 곳이었다. 서둘러 차를 몰았지만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를 넘긴 시각, 다행히 많이 기다리지 않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다만, 자리에 앉고도 주문한 갈치조림을 받아들기 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아마도 원래 좀 늦게 나오나보다. 뭐 상관없다, 맛있으면 왠만한 거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거다, ㅋ.

구지가

 

둥근 지붕을 한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천장이 높다

 

기본 반찬들

 

갈치조림

일반적인 갈치조림에 비해 물의 양이 많다.

특이하게 고구마순이 얹어져 있다.

 

싱싱하고 튼실한 갈치가 들어있다.

 

이런 저런 설명을 하기 전에 먼저 총평부터 하자면, 상당히 맛있다. 맛 이외에 몇가지 훌륭한 점들을 추가해서 이야기 하면, 밑반찬들이 정갈하고 정성스러운데, 특히 반찬을 청화백자 접시에 내오는 점이다. 그릇이 아주 고급스럽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래도 도자기에 담은 반찬은 그냥 플라스틱 반찬그릇에 담긴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품위가 있는 것이다. 물론 맛이 제일 중요한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차이는 음식 문화를 풍성하게 할 뿐 아니라, 실제로 먹는 사람이 느끼는 맛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앞서 갈치조림 맛을 칭찬했는데 조금 부연 설명을 하자면, 우선 일반적인 갈치조림에 비해 국물이 꽤 많은 편이다. 자작하게 졸여낸 것이 아니라 거의 찌개에 가깝게 물을 넉넉히 잡았다.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지만 맛의 밸런스가 훌륭해서 자꾸만 손이 간다. 오묘한 맛이다. 가격은 상상이상으로 착하다. 지방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는 경우, 그 맛에도 감탄하지만 가겨이 착해서 놀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뒤집어 얘기하면 서울의 음식값이 그만큼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도 된다. 구지가의 갈치조림은 두툼하고 푸짐하게 들어간 갈치, 중독성 강한 국물맛, 화려한 밑반찬등을 두루 고려할 때 착해도 많이 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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