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수제 맥주집> 카브루 브루펍
카브루 브루펍은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녹색 조명이 환하게 켜진 커다란 공간에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멋진 브르어리가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분명 브르어리인 것은 맞는데 보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은 이유는, 주변에 이러저러한 간판이나 안내없이 맥주 만드는 설비만 떡 하니 시위하듯 벌려 놓은 그 자신감이 수제맥주집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깨버렸기 때문인 것 같다. 첫 인상이 강렬한 셈이다. 호기심을 안고 들어가 봤다.
카브루 브루펍
동굴같은 어두운 복도를 지나면
넓은 공간이 나온다.
흡사 박물관의 무슨 특별전 입구를 통과한 느낌, ㅋㅋ
이 곳은 소위 구미호 맥주로 유명하다고...
몇 종류의 수제맥주와 안주를 주문했다.
갑오징어 튀김으로 기억한다.
에일 계열인데 여러 종류를 마시다보니
어떤 것인지 기억이 안난다.
구미호 마크가 귀엽다
버팔로 윙
카브루 브루펍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그냥 쉽게 말하자면 고품격 수제맥주집 정도로 표현하면 될 것 같다. 그렇다고 맥주집에 서열이 있거나 어디가 다른 곳보다 우월하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고품격'이라는 의미는 기존의 수제 맥주집에 비해 분위기가 다소 무겁고 안주값이 비싸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생각해보면 칭찬이 아닌 것이다. 사실 카브루 브루펍은 가볍게 한잔 하기 좋은 맥주집이라고 하기는 좀 어렵다. 오히려 다양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파인 다이닝에 가깝다. 그러니까 포지셔닝이 애매한 거다. 오붓하고 유쾌하고 시끌벅적한 펍의 분위기는 없다. 그렇다고 아뮤즈 부쉬와 메인 요리, 와인을 곁들이는 프랜치도 아니고, 청량한 샹그리아를 즐기는 타파스 바와도 거리가 멀다. 20여종에 이른다는 맥주를 다 마셔보지는 못했지만, 이 날 마신 맥주들은 모두 훌륭했다. 하지만 맥주 전문가가 아닌 나같은 일반인의 입맛에는 이 집 맥주맛이 '특별히' 훌륭한 것인지를 어필하기가 쉽지는 않을 듯 하다. 이태원이나 익선동의 몇몇 수제맥주집과 비교했을 때 말이다. 다만 새로운 분위기와 깔끔한 안주를 선보이면서 공을 많이 들인 인테리어, 그리고 스토리텔링 (구미호의 이미지와 컨셉)은 무척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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