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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국립중앙박물관 세계관> 일본관

by *Blue Note*

<국립중앙박물관> 일본의 유물들

이번에 국립 박물관이 새로 단장해서 선보인 세계관에는 일본관도 있다. 가까우면서도 먼 이웃 나라인 일본... 우리 나라 사람들은 그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하다. 평균의 일본인들이 대체로 신라나 백제에 대해 피상적이나마 알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크다. 물론 이런 현상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고, 중국의 선진 문물이 한반도를 통해 일본에 전해지는 이른바 문화의 전파 방향도 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우리가 정치, 문화적으로 일본의 영향권 아래 있어서 문화를 수용하는 입장이었다면, 일본의 조몬문화, 야요이 시대, 야마토 정권에 대해 보다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기껏 우리 귀에 익은 것이라고는 에도 시대 정도가 되지 않을까. 수천년을 이웃으로 살아오면서 그만큼 일본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도 신기하다. 일본을 그저 언제나 <왜구>로 치부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태도야말로 자신의 무지를 스스로 자랑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달과 너구리

모치즈키 긴포

메이지 시대, 20C 초

일본에서 너구리는 다람쥐와 함께

길상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평안노모

히라쿠시 덴추, 1936년

오카타 규지로라는 사람이

자신의 어머니를 기리며 외뢰한 작품이라고 한다.

목조에 석고원형과 컴파스를 이용하는

독특한 기법으로

덴추는 똑같은 작품을 여러번 제작하였다고 한다.

 

유리 진열장안에

동물 형상의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슴

3대 이토 도잔, 1940년

 

핫타 다쓰노스케, 1943년

참으로 아름다운 작품이다.

재질이 철이라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

철판을 단금기법으로 두들겨 성형했다.

 

노가쿠 (Noh)

<노>는 가면을 쓴 배우들이

느린 곡조에 맞춰 절제된 동작으로

춤추고 연기하는

일본 전통의 예능이다.

 

노가쿠 가면

에도 17C 후반, 나무에 채색

와카오토코 (위)

우바 (중간)

고베시미 (아래)

노는 가마쿠라 시대에 시작되어

무로마치 시대에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잡았다.

 

수묵유 도권

이토 자쿠츄, 에도 18세기

일본 회화에서 가장 주목받는 화가중 하나라고 한다.

 

겐지모노가타리 화첩 중

제 20첩 '아사가오' (위)

제 43첩 '고바이' (아래)

도사 미츠오키, 에도 17C 중반

헤이안 시대 무라사키 시키부의 겐지 이야기를

그림으로 나타낸 화첩이다.

 

마키에 세면도구

마키에는 옻으로 문양을 그린 후

칠이 마르기 전에 금이나 은같은

금속 가루를 뿌려 표현하는 기법이다.

헤이안 시대 이후 지금까지

일본 칠공예 장식기법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에도 19C초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이 아쉽다. 국립박물관의 일본관은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어렴풋하게라도 이해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유물들의 수준은 상당했으나, 너무 근대에만 치중되어 있는 한계 때문에 대략적인 일본 역사를 더듬어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제한된 공간, 제한된 유물등, 여러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작품중에서는 핫타 다스노스케의 <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철에서 나무의 부드러운 재질이 느껴지니 기분이 묘했다. 꿩의 꼬리쪽에는 '일본 미술 및 공예 통제 협회'가 발급한 스티커가 붙어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에 필요한 금속품을 공출하기 위해 내려진 금속류 회수령에도 불구하고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된 작품에 발급한 것이다. 작가인 핫타는 도쿄 미술대학의 조교수로 있다가 1934년 입대, 1945년 7월에 전사한다...

우리나라 국립 중앙박물관의 일본관 개편을 환영한다. 이번 개편에 그치지 말고 앞으로 계속 보강하고 개선해서 좋은 일본관을 만들어 주기를 관계자들에게 감히 바래본다. 고대로부터 이어 내려온 양국간의 교류를 테마로 기획 전시를 한번 해봐도 좋을 것이다. 진부한 주제이긴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흥미로울 것 같다. '옛날에 우리가 너희에게 모두 다 가르쳐 주었다'는 생색 같은 건 배제하고 말이다. 그런 말 할수록 우리가 더욱 없어보이고 옹졸해지는 느낌이 든다. 국뽕은 자부심이 아니라 열등감의 산물이라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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