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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서울 맛집> 낙지 볶음 잘 하는 곳 : 유정낙지 / 할머니 현대낙지

by *Blue Note*

<서울 맛집> 낙지볶음 : 유정낙지와 할머니 현대낙지

 

원래 성격상 경쟁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사실은 매우 싫어한다. 무슨 무슨 오디션 프로에 나온 출연자들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가령 이런 것이다. 기량이 매우 뛰어난 참가자들이 온갖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부르는 노래에 대해 기본적인 회의감이 있다. 가수가 긴장하고 최선을 다해 노래를 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짤리지 않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부르는 노래가, 멋진 퍼포먼스와 아름다운 목소리로 청중의 관심을 붙잡아 둔다고 해도, 그게 좋은 음악이냐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오직 노래 부르는 일에만 집중할 때, 듣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누가 누가 잘하나 식의 경박한 잣대로 점수를 매기는 일은 아무래도 좀 반문화적이다. 가수는 자기의 세계가 있고 그 노래는 개성이 있어서 우열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소라와 박정현은 모두 최고의 가수다. 누구를 더 좋아할 수 있지만 그건 취향때문이지 누가 누구보다 더 우월하기 때문이 아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 서론이 길어졌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점이 있기 마련인데, 가끔 보면 이걸 점수화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긴 맛집 앱 평점의 위력이 엄청난 것도 사실이다. 어느 정도의 기준을 만족하면 그 다음부터는 등수 매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이 집은 이래서 맛있고, 저 집은 저래서 좋다. 그런데 이런 점은 좀 개선했으면 좋겠다' 정도에서 끝나면 좋지 않을까. 별 다섯개 만점에 몇개를 줄까 왜 고민하는가 말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ㅋㅋ. 오늘 소개하는 두 곳은 모두 낙지볶음을 전문으로 하는 오래된 집이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데, 두 곳 다 아주 맛있다.

무교동 유정낙지의 낙지볶음

클래식한 맛이다.

다소 텁텁하고 거칠다.

평균보다는 살짝 덜 맵다.

 

깔끔한 세팅이 돋보인다.

감자조림, 간장 종지에 레몬 한 조각...

 

 

낙지 전복찜

무교동 유정 낙지집의

새로운 시그니쳐라고 할만하다.

일품이다...

 

무교동 유정낙지 본점

 

할머니 현대낙지의

세발 낙지볶음

비주얼, 색감이 현란하다.

 

만만치 않은 밑반찬

어묵과 묵은김치 볶음이 특히 맛있다.

 

감자탕

 

할머니 현대낙지

 

유정낙지와 할머니 현대낙지는 낙지볶음을 주메뉴로 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유정 낙지는 낙지볶음의 원조로 자타가 공인하는 무교동 유정낙지의 본점이다. 오십여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오래된 맛집의 분위기는 없고, 오히려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다. 지금의 광화문 자리로 옮겨오면서 인테리어뿐 아니라 식기, 밑반찬, 메뉴의 일부까지 변화를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지볶음의 맛은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약간 투박하면서도 텁텁하고 마늘 향이 많은 그런 맛이다. 예전에 비해 매운 맛이 덜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맵지 않아 좋다. 덮밥형태로 김가루, 콩나물과 같이 비벼먹을 수 있어서 그냥 맨밥에 먹는 것 외에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 점도 좋다. 그에비해 압구정에 있는 할머니 현대 낙지는 특히나 강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이 집에서는 세발낙지를 쓴다. 그래서 낙지의 식감이 야들한 것이 아주 매력적이다. 양념은 고추가루에서 나오는 칼칼한 맛과 풍미를 극대화했다. 그래서 특히 중독성이 있다. 입맛 없을때 아주 딱이다. 이 집은 감자탕도 아주 인기인데, 개인적으로 감자탕을 즐기지 않아 제대로된 평을 하기는 좀 어렵다. 그냥 내 입맛에는 잘 끓여낸 평범한 감자탕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많은 손님들이 찾는 걸 보면 남다른 매력이 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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