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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압구정 맛잇는 집> 압구정 미연 : 모던 한식 주점

by *Blue Note*

<압구정동 맛집> 미연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우리 삶이다. 어릴적 꿈을 온전히 이루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처음부터 얘기가 다른 쪽으로 빠져버렸는데, 아뭏든 그런 딱딱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우연과 다양한 변수들을 만나게 되고 그로인해 애초 계획과는 한참 다른 상황과 그로인한 엉뚱한 결과를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우연히 찾은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대부분 가볼만한 곳을 사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예약을 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지만, 가끔 예약없이 방문하거나 혹은 아예 예약을 받지 않고 운영하는 음식점을 가는 경우, 장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혹은 다른 곳을 찾아야 하는 경우들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미연도 그런 상황에서 발견한 곳이다. 가고 싶은 곳은 이미 만석에 언제 자리가 날지 불확실한 상황... 마침 가까운 곳에 눈에 띈 곳이 한식 퓨전을 표방하는 미연이라는 곳이었다. 불안한 기대를 가지고 그 날 저녁을 이 곳에서 먹었는데,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나중에 알고보니 나름 유명한 곳이었다.

미연

지하에 있다.

 

청어알 젓 소고기 육회

 

육회를 질좋은 김에 싸먹는 맛이 별미다.

 

소고기 스지 찜

힘줄을 뜻하는 스지는 일본식 표현이지만

이런 음식의 경우, 고유명사화 되어 있기에

그대로 차용하기로 한다.

 

숯불된장 등갈비 구이

 

시금치 통닭

 

낙지젓갈 깻잎 비빔면

 

 

미연의 한자어를 보니 <맛있는 인연>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였다. 음식점 상호로는 고급스러운 의미가 있고, 음절을 하나씩 발음할 때의 소리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모던 한식주점을 표방하고 있는데, 이것도 주기적으로 컨셉을 바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번에는 면종류를 중심으로 하는 누들바 개념을 도입했다가 이번에 한식 주점으로 변화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뭔가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기운이 느껴져서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실험정신은 메뉴에 그대로 잘 나타나 있다. 흔히 알고있는 육회를 김에 싸먹는다는 발상은 새롭고 재미있었을 뿐 아니라, 두 재료의 궁합도 아주 좋아서 자꾸만 손이 갔다. 아쉬운 점도 있다. 스지찜과 된장 등갈비 구이는 상대적으로 울림이 적었고 특히 등갈비는 돼지고기의 잡내를 완전히 잡아내는데는 실패했다. 개선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날 먹었던 것중 시금치 통닭을 가장 창의적인 메뉴로 꼽고 싶다. 잘 구워낸 통닭을 시금치와 마늘이 듬뿍 들어간 밥과 함께 먹는데 그 맛이 아주 고급스럽다. 낙지젓갈 깻잎 비빔면은 들기름 향이 강하다. 다만 양념은 양이 조금 모자란 듯 해서 아쉬웠다. 어쨌든 비빔면에 젓갈을 이용한 시도가 인상적이다. 점심 시간에는 다양한 종류의 덮밥을 맛볼 수 있다고 하는데, 근무하는 곳과 거리가 너무 멀어 못가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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