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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전기의 서화 석 점

by *Blue Note*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조선전기의 서화

 

<조선 전기의 서화>전은 국립 중앙박물관에서 기획한 소규모 전시다. 흔히 우리 서화의 황금기를 조선 후기, 18세기 전후로 보는데 큰 이견은 없다. 그에 비해 조선 전기의 서화들은 남아 있는 숫자가 절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송나라, 원나라등 중국 서화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측면도 있다. 그러다보니 조선 전기의 서화들은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것이 많지 않고 학문적으로도 많이 연구되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번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5-16세기 조선 전기의 서화를 모아서 전시한 것은 그래서 나같은 문외한에게도 반가운 일이었다. 인상 깊었던 서화 3점을 소개한다.

송하보월도,

이상좌, 15-16C

 

야매도, 혹은 월매도

달과 매화를 그린

어몽룡의 작품이다.

16세기

 

모견도 (어미개와 강아지)

이암, 16세기

 

송하보월도는 바로 그 유명한 <송하보월도>였다. 그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조잡한 사진 파일로만 보다가 진품을 바로 눈 앞에서 마주한 느낌은 남달랐다. 송하보월도는 남송 마원의 화풍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과장되게 꺾인 소나무 가지, 묘사된 인물의 복식등이 중국풍이지만 이 그림은 조선 전기 고서화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중 하나다. <달밤에 소나무 아래를 걷는> 풍정(風情)이 느껴진다. 작자인 이상좌는 도화서 화원이지만 원래는 노비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평화롭고 정겨운 <모견도>는 대중에게도 어느 정도 낯익은 그림이다. 이 그림을 그린 이암은 세종의 넷째 아들 임영대군의 증손이다. 말하자면 왕족인 셈이다. 그의 <모견도>는 해외 전시에서 관객들의 인기를 가장 많이 받은 우리 서화중 하나였다고 한다. 새끼를 돌보는 어미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동서양이 따로 없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어몽룡의 <월매도>는 구도가 기존의 매화 그림과는 사뭇 다르다. 가지가 가로로 늘어지는 것이 아니라 둥지에서 하늘을 향해 함차게 뻗어있다. 중간에 부러진 늙은 가지는 빠른 필획으로 그려 먹이 닿지 않고 하얗게 남는 비백(飛白)과 흡사한 효과를 낸다. 몰라서 그렇지 월매도는 알고보면 생각보다 우리에게 친숙한 그림이다. 오만원권 지폐 뒷편에 있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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