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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일본 교토> 삼십삼당간 :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따라서

by *Blue Note*

<일본 교토 여행> 교토 가볼만한 곳 : 삼십삼당간

 

<삼십삼간당>으로 불리는 건물의 정체성은 법당이다. 그럼에도 법당에 걸맞는 여래, 관음, 본당, 동명왕같은 작명대신 숫자로 삼십삼이라는 이름이 붙은 연유는 바로 이 건물의 길이에 있다. 삼십삼간이라는 의미는 기둥과 기둥사이의 거리를 한 간으로 할때 그 총 길이가 삼십삼간에 해당한다는 물리 계측적 의미 이외에도, 관음보살이 33가지 모습으로 변신하여 중생을 구제한다는 '관음 33변신'을 상징하는 종교적 의미도 있다. 1164년에 세워진 이 장대한 건물의 공식적인 이름은 렌게오인(蓮華王院:연화왕원)이다. 오전에 동사과 그 탑두사원인 관지인을 관람한 후, 구글 지도에 의지해 하부츠칸 산쥬산겐도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니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일본편>에 나오는대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삼십삼간당이 아니라 지척에 있는 국립 교토 박물관의 모습이었다.

국립 교토박물관

왼쪽에는 현대식 건물,

그리고 오른쪽에는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있다.

 

길 건너편에 있는 삼십삼간당 입구

 

삼십삼간당

막상 앞에 서보면

장대한 길이를 느낄 수 있다.

 

왼쪽으로 삼심삼간당을 끼고

정문쪽을 바라본 풍경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인터넷에서 사진을 퍼왔다.

 

중앙의 중존 (中尊), 그리고 28부중상들은 말할 것도 없이 가마쿠라 시대 목조각의 진수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일본의 국보들이지만, 아무래도 삼십삼간당의 주인은 십일면 천수관음상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천수 관음상 일천개가 회랑을 따라 도열해 있는 모습은 감동스런 장관을 넘어 압도적인 위엄과 신비로움, 조금 더 나가면 살짝 오싹한 한기까지 느껴지는 초현실적인 광경이다. 내 느낌을 말하자면, 뭔가 밝고 편해서 기분 좋고 위로 받는 기분이라기 보다는 무겁게 침잠하는 깊은 고요속에 모든 생각과 감정들, 심지어 깊은 사색, 통찰, 깨달음마저도 모두 뭉뚱그려져 사라지면서 시공이 멈춘듯한 인상을 받았다. 사진 촬영이 되지 않아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사진 두 장을 올렸지만 직접 가서 맞딱뜨려 본 것과는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아예 다른 것이다. 관람을 마치고 도록을 구입했지만, 도록 속의 천수관음 역시, 삼십삼간당에 꽉꽉 들어서있는 천수관음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그저 관음상을 찍은 종이일 뿐이다. 가서 직접 눈으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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