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사돈집 : 물곰탕
속초에는 은근 맛집들이 많다. 동해 청정 바다를 앞마당으로 삼고 있으니 사시사철 신선하고 풍부한 해산물이 끊임없이 공급되기에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좋은 재료'라는 요건을 처음부터 충족시키는데 별 어려움이 없는 것이다. 거기에 오랜 세월 내공을 쌓아온 손맛이 더해져서 속초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지명도를 자랑하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특히 유명한 곳으로는 물회로 유명한 봉포 머구리집, 생선찜 전문점인 이모네 등이 있지만, 적어도 나에게 속초 최고의 맛집은 오늘 소개하는 사돈집이다. 깔끔하면서도 오랜 여운을 남기는 물곰탕이 일품인 곳이다. 못 생겼지만 깊은 맛을 내는 생선, 물곰은 특히 찬바람 불기 시작하는 초겨울부터가 제철이다.
사돈집
물곰탕과 가자미 조림이 대표 메뉴다.
물곰탕
물곰, 김치, 파, 무,
그리고 고춧가루가 넉넉히 뿌려져 나온다.
기본찬
오이무침 맛있고
고등어 조림도 아주 훌륭하다.
물곰탕은 충분히 끓여준다
탕이 끓기 시작한 후에도
한참을 끓여준다.
최소한 15분 정도
이제 먹을 준비가 다 되었다, ㅋㅋ
앞서 잠깐 이야기 했지만, 속초는 물회가 유명한데 그 중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한 곳 중의 하나가 봉포 머구리집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난 이 집의 달고 신 물회가 입에 맞지 않았다. 속초인 점을 감안하면 재료의 선도 역시 기대 이하였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방문했었던 이모네의 생선찜은 칼칼한 맛이 매력적이긴 했으나, 그 때문에 속초까지 와서 사돈네 물곰탕을 먹지 못한 것은 내내 미련이 남는 기억이었다. 그만큼 나에게 속초 제일 맛집은 이 집인 것이다. 맑고 시원한 국물에 김치의 시금털털한 맛과 향이 덧입혀져 만들어 내는 조화는 정말 최고다. 끓기 시작하고도 한참을 기다려야 이 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처음에는 밍밍한 맛, 그러나 숟가락질을 멈출 수 없고 급기야 나중에는 바닥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말그대로 '퍼먹게 되는' 중독성 강한 물곰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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