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맛있는집> 성림
흔히 맛의 고장은 전라도라고들 하지만, 통영을 보면 꼭 그런것 같지도 않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음식만 놓고 보아도 충무 김밥, 멍게 비빔밥이 있고 음식은 아니지만 통영 특유의 음식문화라고 할 수 있는 다찌집까지... 게다가 싱싱한 활어, 장어구이, 그리고 매니아층이 형성된 해장용 졸복국, 시락국도 있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맛있는 음식의 본고장처럼 알려진 전주와 비교해도 별로 꿇릴 것이 없다, ㅋㅋ (사실 전주는 전주 비빔밥, 한정식, 콩나물 국밥을 빼면 피순대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그런데 이처럼 맛있는 음식들이 즐비한 통영에 반건조 생선구이와 전복 솥밥을 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특히 홍합으로 만든 일종의 간장인 합자장이라는 양념이 매우 궁금하였다. 반찬이나 국을 만들 때는 물론이고, 특히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전복 솥밥의 양념장으로도 사용한다고 한다.
밑반찬의 종류가 다양하고화려하면서 정성이 느껴진다.
홍합무침, 두부, 풀치 볶음....
잘 구어진 김에 밥을 올리고 홍합으로 만든 합자장을 곁들이면 별미다.
싱싱한 전복에 그릇도 맘에 들고붉은 국물과 화려한 야채의 색감도 곱다.그런데 전복외에는 다른 내용물이 전혀 없다.
꾸덕한 반건조 생선구이
전복 영양솥밥
솥밥은 합자장으로 간을 해서 비빈 후에 홍합이 들어간 미역국과 함께 먹었다.
과연 은은한 합자장의 풍미는 일품이었다. 전복을 넣고 잘 지어낸 밥에 합자장을 비벼 먹으니 입안에 달큰하면서도 산뜻한 바다 향기가 폭발하는 듯 했다. 꾸덕꾸덕하게 반쯤 건조시켜 구운 생선 구이도 별미다. 개인적으로는 건조 생선의 쿰쿰한 맛을 싫어하지 않는 편인데, 아무튼 이 집의 생선구이는 그러한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아서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 했다. 생선살의 질감도 아주 좋다. 다만 전복 물회는 많이 아쉽다. 요즘 물회들이 전국 어디서나 새콤 달콤하게 맛의 평균화를 이루었다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전복 물회에 정말로 전복 말고는 다른 건더기는 하나도 없었다. 많이 달고 신 붉은 국물, 야채가 전부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주방에서 전복말고 다른 생선회 넣는 것을 깜빡 한 것이 아닌가 계속 의심하고 있다. 그 정도로 부실하다는 얘기다. 왜냐하면 이 집의 다른 메뉴들이나 밑반찬들을 감안하면, 주인장의 정성과 고집,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뭐 확인할 수 없으니 더이상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고...ㅋㅋ. 그래서 결국..., 솥밥, 생선구이는 훌륭하고, 물회는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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