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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선정릉 맛집> 태백식당 : 이베리코 삼겹살

by *Blue Note*

<선정릉 맛집> 태백식당 

 

전 국민이 사랑해 마지않는 삼겹살... 그래서 삼겹살집도 정말 많다. 이제 '삼겹살에 소주 한잔'은 그저 단순한 음식이 아닌, 소울 푸드, 한국식 소통 수단, 우리의 문화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이 삼겹살에 도전장까지는 아니지만, 정통의 문법을 벗어나 살짝 새로운 방식으로 치고 나온 것이 있었으니, 오늘 소개하는 태백 식당이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소위 <이베리코 삼겹살>이라는 것이다, ㅋㅋ. 태백식당, 이베리코, 그리고 삼겹살... 이 세 단어 간의 부조화가 상당하다. 잘 안 어울리고 감이 잡히지 않는 느낌이다. 태백 식당이라는 지역성 강한 상호에 역시 지역성 강한 이베리코, 거기에 지역성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자랑하는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삼겹살...! 적어도 나에게 이베리코는 하몽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삼겹살과 연관 지어 생각하기가 어려웠다. 어찌 되었든 '태백 식당'이라는 곳에서 스페인 이베리코 산 '삼겹살'을 대표 메뉴로 내놓았다니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것도 무슨 대기업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단기필마의 생고기집이 나섰으니 일단 그 참신함에 응원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태백식당

이자카야같은 분위기도 있다

 

반찬 중에 특이하게 고들빼기가 나왔다

 

파무침

 

송어회무침

고기집의 정체성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의외다...

 

이베리코 삼겹살

잘 손질되어 야채와 함께 나왔다.

거창하지 않지만 품위가 있다.

 

불판에 올리고 구워본다.

은은하게 파향도 살짝 난다.

사진에는 없지만 적당히 구워진 삼겹살은

갈치속젓과 궁합이 좋다.

 

비빔 막국수

맛있다

 

차돌 된장찌개

 

우선 주문한 고기가 나올 때 나름의 격식을 갖추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는 점을 인정해 주고 싶다. 흔히 먹는 돼지고기 삼겹살이지만, 꽈리고추, 대파, 버섯 등과 함께 서빙된다는 점, 이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손님에 대한 배려심이 느껴져서 고기를 불판에 올리기 전에 벌써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이것이 일반 삼겹살집, 고깃집들과 비교해 매우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소박한 실비집에서 이렇게 했기에 더 그러하다. 그러고보니 반찬도 차별화를 위해 노력한 점이 보인다. 고들빼기는 흔한 밑반찬이 아니다. 삼겹살집에서 송어회무침을 내는 것은 더욱 그러하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내가 송어회를 좋아하지 않지만, 아무 고민 없이 이 식당에 대해 좋은 평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솔직히 질 좋은 국산 돼지고기와 이베리코 삼겹살의 차이는 잘 모르겠다. 식감이 어떻고, 기름기가 어떻게 차이가 나고 하는 그런 미각은 나에게 없다. 하지만 고기 자체는 잘 손질되고 적당히 숙성되었으며, 무르지 않을 정도의 단단한 조직감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태백식당은 편안하고, 조용하며, 허세를 부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격식을 무시하지도 않는, 좀 오버해서 평을 하자면 슬로우 푸드 음식점 같은 곳이다. 삼겹살 이외에 이베리코 항정살을 함께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이 날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맛을 못본 것은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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