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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한식

<태안 안면도 맛집> 바다야 해물아 : 게국지, 간장게장

by *Blue Note*

<태안 맛집> 바다야 해물아

 

게국지라는 음식을 알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이다. 어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충청도 지방의 음식을 소개했을 때였다. 사실 게국지는 정성스럽게 만들어 먹던 귀한 음식과는 거리가 멀다.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김치, 시래기, 호박 등을 썰어서 냄비에 넣고  그저 담가 두었던 게장 국물로 간을 해서 끓여 먹던 찌개 혹은 탕 종류라고 할 수 있다. 자작하고 걸쭉하게 끓여내는데 젓갈에서 나는 비릿하고 꿈꿈한 맛과 냄새가 이 음식의 정체성이다, ㅋㅋ.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예찬론자도 많은 음식이다. 곤궁했던 지난 시절에 궁여지책으로 탄생한 음식이지만 이제는 당당히 충청도의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았고 관광객을 상대로 한 전문 음식점들도 많아졌다. 오늘 소개하는 곳도 간장게장과 함께 게국지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바다야 해물아>라는 다소 엉뚱하고 우스꽝스러운 상호를 가지고 있지만, 그거야 뭐 음식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않겠는가. 자리를 잡고 앉아서 보니 세트 메뉴라는 게 있어서 시켜봤다. 게국지, 간장게장, 양념게장으로 구성된 메뉴다. 

바다야해물아 / 왠지 크게 소리쳐 불러야 할 듯한...ㅋㅋ

간장게장, 양념게장, 각종 반찬들... 정갈하고 맛깔스럽게 보인다. 실제로 맛도 그러하다.

 

 

게국지

 

사실은 아직까지 어떤 맛이 오리지널 게국지의 맛인지 잘 모르겠다. 기껏 먹어본 것이 이번까지 포함하여 세 번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서울에서 먹은 게국지는 주인장 스스로 본래의 맛과는 좀 다르게 서울 사람들 입맛에 맞추었다고 했고, 두 번째 대천의 경우는 꽃게탕과 무엇이 다른지 잘 구분이 가지 않았었다. 내가 듣고 아는 바로는 미리 담가 놓은 게장의 국물과 김치, 무우, 배추, 시래기 등을 넣고 끓여낸 음식이 게국지다. 그렇기 때문에 온전한 모양의 게가 보이는 않아도 이상할 것이 없다. 아니 사실은 그게 원래 맞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먹은 게국지까지 포함하여 세 번 모두 싱싱한(?) 게를 넣고 끓인다. 다만 <바다야 해물아>의 경우, 이전의 게국지들에 비해 좀 더 자작하면서 진했다. 맛은 생물을 바로 조리한 맛이 아닌, 발효 음식에서 나는 쿰쿰한 맛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인데, 한번 중독되면 꽤 고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들깨 가루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은 나로서는 별로였다. 나에게 들깨는 고소하다기 보다는 텁텁하게 느껴진다. 잘 모르겠지만 게국지에 이 들깨 가루가 흔히 들어가는 것 같기는 하다. 간장게장은 실한 재료에 잘 달인 간장을 부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데 성공했다. 간장 게장을 즐기지는 않지만, 짜거나 쓰지 않은 간장 맛에 게 특유의 달달함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한 끼였다. 세 번 먹어본 각기 다른 게국지들... 서산에 있다는, 원형에 가까운 게국지 집을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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