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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김정희와 친구들

by *Blue Note*

 

<국립중앙박물관> 김정희와 친구들

 

추사 김정희는 19세기 조선의 문예계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대중에게는 그저 추사체로만 알려진 서예가일 뿐이지만 사실 그의 진면목은 경학, 금석학, 고증학, 불교철학 등에서 두드러진다. 이십 대에 아버지를 따라 중국을 방문하게 된 것이  청의 학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청나라 학자인 옹방강, 완원과 사제의 연을 맺고, 수많은 청의 문인, 사상가들과 교류하게 된 추사는 비단 문인 뿐 아니라 역관, 화원, 승려, 중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였다. 이번 국립 중양 박물관의 <김정희와 친구들>은 추사의 친구, 제자들의 글과 그림을 모아 마련한 전시다. 신분, 국적을 뛰어넘는 그들의 관계는 조선 후기 문화사의 중요한 한 장면이다. 이 전시는 2020년 손창근 선생의 <세한도> 기증을 기념한  <세한>과 연관하여 기획한 전시다. 도록, 인터넷등에서 수없이 보아온 세한도지만,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설레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세한도>에 대해서는 따로 지면을 빌어 포스팅하고자 한다. 

매화 서옥도

조희룡, 19세기 중반

추사에게 시서화를 배운

조희룡은 중인 출신으로

특히 홍매화를 잘 그렸다. 

 

매화서옥도

전기, 1849년

조희룡, 유재소, 유숙 등과 함께

벽오사의 멤버였던 전기...

간결한 필선,

흰색 점으로 표현한 매화꽃이 

매우 인상적이다.

 

산수

추사의 수제자인

소치 허련의 작품이다.

김정희의 남종 문인화법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평가다.

 

청송도, 유재소, 19C

유재소는 중인 출신의 여향 화가로

김정희에게 서화를 지도받았다.

 

연경실

오세창, 1938년

전서로 쓴 연경실은

'경서를 연구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종정문에 대한 해석

김정희, 19C 전반

금속에 새겨진 글을 종정문이라고 한다.

중앙 글은 중국 청동기인

세발 솥에 새겨진 글을

따라 쓴 30대의 추사 글씨다.

추사의 인장과 더불어 

여러 사람의 인장이 함께 찍혀있다.

 

예서로 쓴 사언대련

섭지선, 19C 

옹방강의 제자인 섭지선은

청나라 서예가로 추사와도 교류했다.

필획이 부드럽고

속이 가득 찬 글씨가 특징이다.

사용한 종이는 우리나라 종이라고..

글 내용을 풀어보면,

<큰 기쁨이 있고 언제나 좋은 일 있기를>

 

세한도

권돈인, 19C 

추사의 평생지기 권돈인의 세한도는

추사의 세한도와 달리 

물기가 있는 먹으로 그렸다.

 

유숙 (이형사산상)과

전기 (한북약고)의 합작품이다.

두 사람은 시사 모임인 벽오사의 멤버로

유배에서 돌아온 추사에게 그림을 배웠다.

1854년 이전

 

산수화

전기 & 유숙, 1854년 이전

 

유재소, 1854년 이전

스승인 추사의 불이선란도와

비슷한 분위기다.

 

여러 작품 중 우선 소치 허련의 산수화... 허련은 자타가 공인하는 추사의 수제자다. 이번에 전시된 그의 산수화는  강안 언덕에서 세 그루의 나무와 빈 정자를 그리고 대각선으로 산을 배치하여 공간감을 확보하였다. 화보풍의 나무 표현, 산세를 나타낸 짧고 분방판 필치, 담청을 주조로 한 청신한 담채가 돋보인다. 평소 추사가 '소치 그림이 나보다 낫다'라는 평가를 했다는 전언이다. 나는..., 사실 잘 모르겠다. 특히 남종화 쪽은 아직 문자향 서권기의 경지를 알지 못하는 관계로...ㅋㅋ.  조희룡은 추사를 스승으로 생각했지만, 기록에 의하면 추사로부터 후한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사실은 모욕적인 혹평이었다). 추사가 늘 강조하던 문자향 서권기가 부족했다는 얘기인데... 나는 생각이 전혀 다른다. 고고한 문인화의 정신세계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서, 그 화법을 따르지 않는 다른 모든 그림들이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희룡의 홍매화를 보라. 이런저런 품평과 현학적인 설명은 개나 줘버려도 전혀 아쉬울 것이 없을 만큼 그 자체로 너무나 아름답다. 추사는 분명 위대한 학자요 예술인이었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너그러운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여러 가지 일화나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보면 말이다.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그의 <세한도>를 보게 될 생각에 가슴이 콩닥거리면서도 '이 위대한 인물이 좀 더 후덕한 사람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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