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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공연 문화재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 <화가의 글 그림>

by *Blue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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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현대미술관 덕수궁관 특별전 <화가의 글, 그림>

 

흔히 예술을 문학, 음악, 미술 등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단지 인위적인 분류일 뿐, 인간이 추구하는 예술에 대한 원형은 본질적으로 같다. 미술이라는 영역만을 놓고 보더라도 그 안에 너무 광범위한 표현 방식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서 기법이나 매체로 예술을 구분하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회화, 조각, 혼합재료, 심지어 설치미술이나 퍼포먼스까지 가면 연극과의 구별도 없어지기에 예술의 장르를 구분할만한 절대적인 기준은 아예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림이든, 음악이든, 혹은 소설이든 인간이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과 고통, 삶의 의미를 담아내는 예술의 본질에 집중할 때다. 그런 면에서 그림을 잘 그리는 가수, 문학적 소질이 출중한 화가가 많은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전시의 마지막 주제는 <화가의 글, 그림>이라는 부제로 제4 전시실에서 관객에게 선보였다. 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문학적 재능 또한 뛰어났던 예술가 6인의 글과 그림으로 꾸몄다. 

김용준, 기명절지 10폭 병품, 1942, 개인 소장 / <근원 수필>의 저자로도 유명한 김용준의 작품이다. 기명절지 10폭 병풍은 수필가, 미술사가이기도 했던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장욱진의 작품들... 특유의 천진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장욱진, <구름, 새, 집> 장욱진 1973 / 순수함과 단순함을 추구했던 장욱진은 강가의 아틀리에라는 수필을 썼다.

 

 

장욱진, 사찰, 1977, 개인 소장

 

박고석, 병이 있는 정물, 1956, 개인 소장

 

천경자, 정원, 1962 / 천경자 역시 수필을 비롯한 글쓰기를 즐겼던 화가다. 밝은 느낌의 그림을 보니 이 당시 천경자는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느꼈었나 보다. 

 

김환기, 18xIIx72 #221, 1972, 개인 소장 / 근대 화가 중 김환기만큼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던 화가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림만큼이나 그의 글은 빛난다. 

 

김환기, 무제, 1969-73, 개인소장 / 김환기의 추상화는 서정성이 가득하다. 청록색의 보석 같은 점을 가지런히 찍어 완성한 참으로 아름다운 '점화'다. 

 

월간 현대문학이 1955년 1월 창간호부터 1987년 7월호까지 전시되어 있다. 한권 한 권이 각각 소중한 자료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한자리에 모아놓으니 그 자체로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이 된다.

 

현대문학, 1957.4 / 표지그림 김환기 

 

이 표지 그림은 설명이 없어서 누가 그렸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시립미술관 천경자 상설전시실에서 본 개구리 그림과 매우 흡사해서 혹 천경자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뭐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아마도 맞을 것이다. 

 

현대문학 1956년 5월호 / 표지그림 김환기

 

현대문학 1955년 8월호 / 표지그림 김환기

 

월간 현대문학의 표지 모음은 또다른 감동이었다. 우리 문학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징이면서 또 그 자체로 훌륭한 미술 작품이어서 울림이 크다. 한 권 한 권이 가지는 무게감이 오롯이 느껴진다. 김환기, 천경자 등 시대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걸출한 화가들이 그린 현대 문학의 표지는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미술이 문학을 만날 때>를 너무나 확실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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