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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문화재

K 옥션 강남 전시장 전시 : 김환기 / 이중섭 / 이상범 / 조희룡

by *Blue Note*

케이 옥션 : 김환기 / 이중섭 / 조희룡 / 이상범

 

확실히 문화계에는 트렌드라는 것이 있나 보다. 이러한 유행은 대중문화에서 보다 확연하게 나타나지만, 이제는 미술작품에까지 이런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같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근래 특히 미술품,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미술품 경매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만큼 지대해졌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 미술작품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기류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하는 것이 사실이나, 그 동기가 어떻든 간에 대중이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되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고 해야 할 것이다.  미술품 경매 열풍으로 인해 경매시장이 뜨거운데, 오늘 소개하는 케이옥션은 서울옥션과 더불어 대표적인 우리나라 미술품 경매업체다. 강남에 있는 전시장을 찾아 경매에 출품된 작품들을 관람했다. 특별히 김환기와 이상범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김환기, 무제, 1969년 / 아마도 김환기의 뉴욕시절 작품일 것이다. 

 

김환기 4-XI-69 #132, 1969년 / 이 날 전시된 그림 중 가장 높은 경매 추정가가 책정된 작품이다. 김환기의 점화 시리즈에 속하는 작품이다. 

 

남관, 무제, 1958년 / 아름다운 추상이라고 느꼈다. 남관의 기존 작품과는 기법이나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김환기, 15-VII-68, 1968년 / 종이에 색연필로 그렸다. 

 

이중섭, 물고기와 석류와 가족, 1954년

 

오세열, 무제, 2015년

 

허련, 소나무, 19C / 소치 혀련은 추사의 수제자다. 

 

정학교, 묵죽도와 괴석묵란도, 19-20 세기 / 그의 괴석 그림 중에서 단연 빼어나다고 생각한다. 괴석 묵란도를 딱 마주하고 든 개인적인 느낌은 바위의 면을 나눈 것이 피카소로 대표되는 입체파의 기법을 연상시킨다는 것. 

 

강원도 이층반닫이 19C 소나무 / 단순하고 절제되어 있으며 고고한 멋까지 느껴진다. 

 

조희룡, 백매도와 괴석묵란도, 19C / 우봉 조희룡의 매화는 최고 중의 최고다. 김정희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난초 그림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우봉에 대한 추사의 평은 공평하지도 맞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이상범, 한가로운 날 (閑日) 1947년 / 이 날 전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에 남는 작품 중 하나였다. 기법은 청전이지만, 소재는 너무나 새롭다. 청전 그림 중에 산이나 강 대신 이렇게 평지를 그린 그림은 처음 보는 것 같다. 

 

확실히 경매 전시장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전시와는 다르다. 꼭 집어서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 애매하게 이야기하자면 '공기가 다르다'고 해야 할까. 작품 제목과 작가 소개 옆에 낙찰 시작가와 추정가가 꼬리표처럼 표시되어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좀 불편하기도 하다. 박물관 전시와의 차이는 이것만이 아니다. 경매를 위한 전시장에는 테마가 없다. 그저 개별 작품이 각각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애초에 <근대 추상화전>, <한국의 현대 수묵화> 같은 전시는 불가능한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런 면에서는 좀 아쉬운 면이 있으나, 대신 경매 전시는 나름의 독특한 재미가 있다. 해당 미술품의 현 시세를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 ㅋㅋ. 대중에게 인기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고, 추정가에 입이 딱 벌어지기도 하고... 나름의 긴장감과 호기심이 경매 전시장에서 느껴지는 '공기'인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근현대 작품에 비해 고서화가 너무나 대접을 못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본 정학교의 괴석도는 그의 다른 괴석도에 비해서 훨씬 뛰어나고 보관상태도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묵죽도와 함께 세트로 엮어서 책정된 가격은 정말 너무 헐값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시장 원리에 따른 시세인 것을 어쩌겠는가.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이우환, 김창열, 이왈종 같은 현대 작가에만 머물지 말고, 고서화에도 그 열기가 조금 확산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너무나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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