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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요

<자우림 김윤아> Going Home (고잉 홈)

by *Blue Note*

자우림 김윤아 고잉홈

 

한사람의 가수를 평할 때, 우리는 여러가지 기준과 잣대로 가수를 자리매김합니다. 가창력, 비쥬얼, 무대매너, 음악사적 중요성(가령 신중현이나 산울림의 김창완 같은...) 등을 살펴볼 수 있겠고, 지금은 못말리는 예능프로의 전성기인지라 가수의 시시콜콜한 (그것도 무지하게 조작되고 의도적으로 왜곡된) 일상사와 버릇, 예능적 끼도 가수의 자질로 평가되는 코메디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노래는, 김장훈의 표현을 빌어 좀 거칠게 정의한다면, '살면서 힘들 때 한 곡 딱 꺼낼 수 있는 노래'입니다. 좋은 가수란 당연히 그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수가 되겠지요.

고잉홈은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 솔로앨범 3집 '315630'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모든 곡을 직접 작사 작곡했다고 하네요. 이전부터 김윤아라는 가수가 내뿜는 아우라는 정말 대단했지만, 한곡 한곡을 판이하게 다른 창법으로 완벽하게 부를 수 있는 가창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솔로앨범 1집 'Shadow of Your Smile' 의 수록곡들인 '봄날은 간다', 'Blue Christmas'는 아직도 들을때마다 잔잔한 아픔같은 것이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날 힘들게 하지만...., 이번 앨범은 뭐랄까 지금까지의 길고 고된 여정의 완결판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모든 곡들이 어느하나 나무랄데 없이 정말 다 좋습니다. 그중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타이틀 곡 Going Home 을 주저없이 고르겠습니다.

Going Home 에는 따뜻한 위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참 운이 좋게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인생의 큰 굴곡이나 어렵고 눈물나는 경험을 그리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를 들으면 갑자기 맘속 빗장이 무장해제 되는 기분이 들면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진심으로 위로 받고 있다는 느낌.., 바로 노래의 힘이겠지요.

걸그룹, 아이돌 그룹(아이들이기 때문에 아이돌 그룹인지는 모르겠지만)이 판치는 가요계... 노랫말은 또 얼마나 가볍고 그악스럽고 팍팍한지... 노래는 뒷전인 채, 꿀벅지와 식스팩으로 밀어부치는 행태는 이제 그만했으면 합니다.  가수가 단지 하나의 상품으로 개발되어 소비되는 천박하기 짝이 없는 풍토에서 김윤아의 이번 3집 앨범은 외로운 승리입니다. 

뮤직 비디오는 별로 맘에 안들지만 (사실은 아주 많이 맘에 안듭니다), 그래도 노래를 들으려면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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