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 > 막국수 맛있는 집 : 교암 막국수
예전에 강릉이 누리던 관광지로서의 명성은 몇년새 속초로 넘어왔고, 최근에는 북쪽으로 고성으로까지 그 주도권이 이동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러다 보니 당연한 얘기로 고성의 맛집들이 또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듯하다. 아직까지는 대부분 횟집들이 많이 검색되고 있지만, 특이하게도 막국수 집들도 많다. '춘천 막국수'처럼 지역 이름을 업고 나름의 입지를 굳혀가는 모양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고성의 백촌 막국수라는 곳이다. 나도 처음 이 집 막국수를 목표로 방문했다가 계획을 바꾸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언덕길을 따라 올라갔더니 예상 대기시간이 무려 두 시간... 순전히 음식점 방문만을 위해서 여행을 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막국수를 먹기 위해 두 시간을 기다린다는 것은 나로서는 감히 할 수 없는 일, 아니 하지 않는 일이다. 미련없이 그곳을 떠나, 근처에 있는 비슷한 국수집으로 갔다. 그 집 이름이 <교암 막국수>로 오늘 소개할 집이다.
교암 막국수
소위 말하는 특제 양념...
기호에 따라
얼마를 넣을 것인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되어있다.
명태 식혜
달달 새콤하지만
꽤나 맛있다.
시큼한 동치미
수육
잡내없이 부들부들하고
맛있다.
동치미 막국수
부드러운 맛이다.
명태 식혜와 함께 먹으면
딱 조합이 맞다.
비빔 막국수
동치미 국물을 적게 붓고
대신 양념장을 넣어
비벼 먹는다.
맛있게 잘 먹었다. 수육은 질 좋은 고기를 사용해서 잘 삶아내었다. 고기와 기름이 적절히 섞여서 텁텁하거나 기름만 줄줄 흐르거나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고기와 기름이 적절한 비율을 이룬다. 막국수도 훌륭하다. 메밀향이 느껴지는 면발은 양념장을 넣지 않고 동치미 국물에 말아서 먹을 때 훨씬 더 잘 즐길 수 있었다. 비빔 막국수는 매콤한 양념 맛에 들기름 향까지 더해서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집 메뉴에 동치미 막국수, 비빔 막국수라는 메뉴는 따로 없다는 것이다. 그냥 메밀국수만 있을 뿐... 이 메밀국수에 손님이 동치미 국물을 충분히 넣고 먹으면 동치미 막국수가 되고, 양념장을 넣고 비비면 비빔 막국수가 되는 것이다. 즉 손님 참여형 메뉴라고나 할까. 아무튼 각각의 메뉴를 만들어 먹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어서 만드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을 못 가서 이 집과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어마무시한 시간을 기다려서 먹어야 하는 백촌 막국수의 국수 맛을 못 봐서 서운하거나 아쉬운 점은 아예 없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백촌>을 한번 가보고 싶기는 하다. 하지만 이번처럼 또 기다려야 한다면 아무 망설임 없이 <교암>에서 동치미 막국수와 양념 막국수를 제작해서 먹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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