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맛집> 무교동 유정낙지
특정 음식과 연관되어 유명해진 동네들이 제법 있다. 북창동 순두부, 남포동 곱창골목, 장충동 족발, 신당동 떡볶이, 동대문 닭한마리... 이런 곳들의 역사는 대체로 비슷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특정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이 한두개씩 생겨나고 대중의 사랑 속에 숫자가 늘어나고, 오랜 세월을 거쳐 노포들로 변하면서 브랜드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핵심 역할을 하는 소위 원조집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무교동이라는 동네는 낙지볶음이라는 아주 매력적인 음식과 짝을 이루었다. 이제 옛날의 무교동 낙지골목은 재개발로 인해 그 명성을 잃었지만, 무교동 원조 유정낙지집은 장소를 이전하여 명맥을 잇고 있다.
맘에 쏙 드는 세팅과 밑반찬
낙지볶음집의 필수 반찬인
시원하고 새콤한 백김치
그리고 감자 조림도 맛있다.
이런 디테일이 참 좋다.
노포지만 새롭게 발전하는 모습 말이다.
산낙지 탕탕이
낙지 전복찜
원래 옛날 오리지널 메뉴에는
없었을 메뉴다.
하지만 이제는 이 집에서
낙지 전복찜을 빼놓을 수 없다.
낙지볶음
시그니쳐를 넘어
이 집의 정체성 자체인 메뉴다.
가끔 방문도 하고, 지인들에게 추천도 하는 곳인데, 포스팅은 몇년 만에 하는 것 같다. 그 사이 이 집은 별로 변한 것은 없다. 사장님도 그대로 열심히 장사하시고 메뉴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무교동 유정낙지> 라는 것이 가령 '전주 비빔밥'이라는 말처럼 일종의 보통명사화 되었다는 데서, 브랜드 파워의 위력을 실감한다. 다만 앞서도 말했듯이 이제 행정구역상의 무교동(정확히 말하면 무교동이 아니라 청진동이지만)에는 예전의 낙지골목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세월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 하지만 과거의 것을 기반으로 전통을 이어가면서 새롭게 발전하는 모습도 나쁘지 않다. 깔끔한 외관과 인테리어, 센스있는 테이블 세팅, 낙지볶음 외에 낙지 전복찜 같은 새로운 메뉴의 개발까지 과감한 변화와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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